패전 처리? 이젠 철벽 승리불펜… 日 소프트뱅크 투수 김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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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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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경기 평균자책 0.95 호투
“잘해서 태극마크 달고 싶어”

소프트뱅크 투수 김무영(오른쪽)이 3월 30일에 열린 오릭스와의 후쿠오카 개막전에 앞서 이대호를 만나 포즈를 취했다. 후쿠오카=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소프트뱅크 투수 김무영(오른쪽)이 3월 30일에 열린 오릭스와의 후쿠오카 개막전에 앞서 이대호를 만나 포즈를 취했다. 후쿠오카=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요즘 야구할 맛이 납니다. 자부심을 느끼며 마운드에 서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투수 김무영(26)의 목소리는 밝았다. 28일 주니치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첫 패전을 기록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야구 유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1군 무대를 밟은 김무영이 차근차근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있다. 매 맞는 게 싫어 고교 1학년 때 일본으로 간 그는 후쿠오카 경제대를 졸업한 뒤 독립리그에서 뛰다 2009년 소프트뱅크에 입단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김무영은 얼마 전만 해도 패전 처리 투수였다.

“대부분 크게 지고 있을 때 등판했어요. 분위기도 안 좋고 긴장감도 떨어졌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공을 던졌어요.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했죠.”

김무영은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3일 라쿠텐과의 경기에서 1과 3분의 1이닝 동안 4명의 타자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느낌이 좋았다. 이후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잦아졌다. 2009년 1경기, 2011년 9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그였다. 4월 30일 롯데전에서는 1과 3분의 2이닝 동안 6명의 타자를 상대로 삼진 4개를 솎아내기도 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르고 낮은 직구에 타자들은 번번이 헛스윙을 했다.

“12번째 등판한 날이었을 거예요. 아키야마 고지 감독님이 ‘앞으로는 이기는 경기에서 던지게 하겠다’고 하시더군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아키야마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김무영은 23일 히로시마전, 26일 한신전에서 각각 이기고 있거나 동점일 때 등판해 2경기 연속 홀드를 기록했다. 30일 현재 18경기에 출전해 20이닝을 던진 그의 성적표는 1패 3홀드에 평균자책 0.90. 탈삼진은 20개로 이닝 당 1개다. 28일 패전 투수가 되기 전까지는 16경기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고 평균자책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한국 친구들이 야구를 계속 하느냐고 물어요. 인터넷에서 제 기사를 볼 수 없다면서요. 저 야구 잘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한 계단씩 올라가 마무리 투수가 된다면 한국에서 불러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요.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게 소원이거든요.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죠?”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야구#일본 프로야구#소프트 뱅크#김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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