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의 이것이 야구다] Q. 후위주자가 선행주자 앞질렀을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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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7시 00분


31. 후위·선행주자의 주루플레이

Q.
후위주자가 선행주자 앞질렀을땐?
A. 주자 위치 뒤바뀌면 후위주자 아웃

KIA와 삼성이 맞붙은 대구경기. 5회초 KIA 공격 무사 상황에서 1루에 이현곤, 2루에 이종범이 나가있다. 타석엔 포수 김상훈이다. 무사 1·2루면 심판진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인필드플라이 상황을 대비해 사인을 교환한다. 김상훈은 삼성 투수 안지만의 초구를 노렸지만 우익수 플라이가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2루주자 이종범은 리터치를 위한 준비를 하고, 1루주자 이현곤은 1루와 2루의 중간 지점에서 대기하게 마련이다.

Q. 그런데 높이 뜬 플라이를 삼성의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가 떨어뜨리고 말았다. 3루로 스타트한 이종범이 3루를 돌고나서 1루주자를 보니 이현곤은 웬일인지 1루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이현곤은 박한이의 플레이를 제대로 보지 않고 공을 잡은 것으로 지레 짐작해 1루로 돌아가고 있었다. 당연히 1루코치는 2루로 가라고 손짓하고 있고…. 미처 상황판단이 덜 된 이현곤은 타자주자 김상훈이 자기를 지나치고 난 뒤에야 사태를 파악했다.

갑자기 일어난 황당한 상황에 마음이 급해진 이현곤은 다시 몸을 돌려 2루로 뛰어가고 있었지만 그 사이 박한이가 공을 2루로 송구해 유격수 박진만이 베이스를 밟고 공을 포구하자 이현곤은 1루와 2루의 중간쯤에서 주루를 멈추고 자기 덕아웃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때 2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삼성으로선 박한이의 에러가 전화위복이 된 셈. 무사 만루가 될 위기가 오히려 투 아웃으로 바뀐 것이다. 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KIA 벤치는 어필을 하러 나왔다. KIA 벤치는 어떤 규칙의 적용을 요구해야 할까?

A. 7.08(h)의 규칙에 따라 타자주자가 선행주자 이현곤을 앞지른 시점에서 후위주자 김상훈은 아웃되고 포스 상태가 해제돼 이현곤은 2루로 가지 않아도 된다. 이때 KIA 벤치는 2루심이 아웃을 선언한 것이 잘못됐음을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이현곤이 2루심의 판정을 보고 주루를 포기했기 때문에 어필을 하더라도 결과를 바꿀 수는 없다. 다만 2루심이 이현곤을 아웃으로 판정하려면 주자가 최소한 1루의 파울라인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아웃 판정을 해서는 안 된다.

1루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자도 규칙을 알고 있었다면 심판의 판정과는 상관없이 끝까지 주루를 포기하지 않았어야 한다. 주자가 주루를 포기하고 덕아웃으로 가거나 수비위치로 향하는 것도 아웃이 되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규칙을 알아보자. 후위주자가 아웃되지 않은 선행주자를 앞질렀을 경우 후위주자는 아웃된다. 단, 주루 도중 발생한 주자끼리의 신체적 접촉이나 도움만으로는 아웃을 선고하지 않는다. 악송구, 홈런 또는 펜스 밖으로 나간 페어 히트로 주자에게 안전진루권이 주어졌을 경우에도 이 규칙은 적용된다. 이 규칙은 주자의 위치가 뒤바뀌었을 때 후위주자를 아웃시킨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갑’이라는 2루주자, ‘을’이라는 1루주자가 있다고 할 때 을이 갑을 추월했을 때는 물론 역주할 필요가 있을 때 갑이 을을 추월하더라도 항상 후위의 을이 아웃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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