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법인카드 1년에 100억 사용설, “포인트로 비자금 유용”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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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7일 07시 00분


대한축구협회 김진국 전무이사가 26일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도 미수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K씨 사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대한축구협회 김진국 전무이사가 26일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도 미수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K씨 사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 줄줄 새는 축구협 1000억 예산 집행
대한축구협회의 1년 예산은 1000억 원이 넘는다. 대한체육회 산하 조직 중 가장 큰 규모다. 그러다보니 이번 횡령 사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돈 샐’ 틈이 많다. 법인카드를 통해 적립되는 포인트를 기프트카드로 바꿔 개인 용도로 쓴 수법은 한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협회는 한해 법인카드로 수십 억 원 남짓을 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항간에는 100억 원 이상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번 사태의 진행 과정에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협회는 이전까지 쓴 법인카드 포인트를 협회 계좌를 통해 현금으로 받았지만, 2009년 현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기프트카드로 받았다. 왜 현금 대신 기프트카드로 포인트 사용을 바꿨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 없다.

이와 관련, 협회 노동조합은 기프트카드가 일부 임원의 비자금 용도일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진국 협회 전무는 “굴지의 회계법인을 통해 적법한 감사를 받아왔다.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서도 정확히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법인카드 포인트를 담당자가 어떻게 사용했는지 파악은 못했다”고 했다. 허술한 관리를 인정한 셈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회계 담당자는 국내 굴지의 카드회사 출신으로, 이런 허술한 관리 시스템을 이용했다.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 더 많은 부패가 현재 진행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일각에선 협회의 허술한 행정 처리와 두루뭉술한 회계 관리를 뿌리 뽑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나 국회 차원의 감사까지 이뤄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런 처방만이 1000억원을 쓰는 협회가 부패 집단의 오명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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