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체육진홍공단 체육과학硏 지원팀의 제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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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국밥’ 연맹-팀-지도자 협력 지원 시스템 갖춰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한국 육상의 현실을 다시 깨닫게 해줬다. 세계의 건각들과 경쟁할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게 문제다.

남자 20km 경보의 김현섭은 6위, 남자 50km 경보의 박칠성은 7위를 했다. 남자 멀리뛰기 김덕현은 부상으로 결선 출전이 무산됐지만 예선을 통과했다. 60명이 출전해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내건 ‘10-10’ 목표를 3명만 성취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경보와 멀리뛰기에서 선전한 것이 한국 육상에 주는 의미는 크다. 한국은 그동안 마라톤 등 장거리에만 집중해왔다. 이제 그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전략 종목을 제대로 다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사실 한국 경보가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틈새 종목을 제대로 파악해 투자한 특정 팀과 지도자의 열정 덕분에 가능했다고 봐야 한다.

현장에서 창던지기와 멀리뛰기, 세단뛰기, 장대높이뛰기, 허들 대표선수들을 스포츠 과학적으로 지원하면서 기초체력과 전문체력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기초체력은 순발력과 민첩성, 유연성, 협응성 등 운동을 할 때 필요한 기본체력이다. 기본체력이 좋아야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다. 전문체력은 특정 종목에 꼭 필요한 체력이다. 전문체력이 좋아야 특정 종목의 기술을 잘 활용해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남자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번개’ 우사인 볼트를 보면 전문체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볼트는 100m를 지나서도 속도 변화가 거의 없다. 다른 선수들은 50m를 남겨두고 다리가 벌어지며 고개가 뒤로 처지는데 볼트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도 50m를 더 달릴 수 있다. 이게 바로 전문체력의 결과다. 볼트는 100m와 200m를 효과적으로 달리기 위해 비시즌 때 400m 훈련을 한다. 일종의 과부하 운동이다. 400m를 전력으로 충분히 달릴 수 있다면 100m와 200m는 아주 쉽게 달릴 수 있다. 그런 다음에 100m와 200m에서 필요한 기술, 예를 들면 스타트와 가속도 등 세부 기술을 키워주면 된다. 볼트처럼 훈련을 시키려면 시스템이 확보돼야 한다.

국내 현실은 연맹과 현장 지도자, 체육과학연구원의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완전하게 마련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간헐적인 지원 시스템만 있었다.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효율적인 훈련방법을 찾고 문제점이 있으면 수정해 나가는 협조 시스템이 필요하다. 비인기 종목인 한국 육상의 열악한 현실상 팀이나 연맹, 지도자가 각각 따로 선수를 관리하기에는 부족한 게 너무 많다. 최소한 대표팀만이라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확보가 절실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2011대구 대회 육상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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