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에서 확인하듯 윤성환의 커브는 분당 회전(약 1331회)이 평균(약 1156회)보다 큰 대신 구속(초속 약 113.2km/h)은 평균(초속 약 118km/h)보다 느리다. 하지만 평균(9.60km/h)보다 적은 초·종속의 차이(8.84km/h), 평균(-4.80cm)보다 2배 이상의 상하 무브먼트(-12.53cm) 등이 강점이다.
윤성환은 “나는 각이 큰 커브를 선호한다. 선발투수이다 보니 아무래도 타이밍 싸움에서 커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나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타자를 해봤지만 2스트라이크 이전에는 노리지 않고 있으면 각이 큰 커브를 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윌리 스타겔 같은 위대한 타자도 샌디 쿠팩스의 커브를 치는 것을 “포크로 커피를 떠먹는 일”에 비교했다.
윤성환의 커브는 특히 <그림>에서 살펴보듯 제구가 낮게 형성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홈플레이트 통과시 높이(0.67m)가 평균(0.70m)보다 약간 낮다. 야구 역사상 최초의 변화구임에도 커브는 컨트롤이 어려운 구종으로 꼽힌다. 커브는 투수 입장에서 톱스핀이 걸리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선 타격시 백스핀을 주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종이다. 따라서 높게 형성되는 커브는 장타로 연결될 위험성도 있다.
정현욱은 “커브는 각이 크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구종보다 제구가 힘들다. 커브를 자기가 원하는 코스에 자유자재로 던지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커브가 좋은 투수랑 상대하면 아예 커브는 버리는 타자들도 있다. 이 때 커브를 유인구가 아니라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쓸 수 있다면 훨씬 투수가 유리해진다. 특히 우타자들이 움찔하게 되는 몸쪽 커브는 가장 위력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커브라도 타자의 눈에 익으면 위력이 떨어진다. 이미 주무기가 노출된 정현욱, 윤성환 역시 같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윤성환은 “슬라이더나 체인지업도 많이 섞어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커브도 2가지 종류를 보유하고, 완급을 조절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