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감독의 ‘카멜레온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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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8일 07시 00분


부산전 롱패스 변칙작전으로 ‘달콤한 복수’

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사진)이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2경기 연속 복수전에 성공했다.

포항은 6일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승점 37로 2위를 굳게 지켰고, 올 시즌 컵 대회와 정규리그에서 한 차례씩 맞붙어 모두 1-2로 졌던 아픔도 깨끗하게 갚았다. 포항은 7월27일 FA컵 8강전에서 FC서울을 4-2로 누르며 리그 패배(1-2)를 설욕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복수전에서 승리했다.

최근 2경기는 포항에 중요했다. 우승 팀에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달린 FA컵은 황 감독이 가장 욕심을 내고 있는 타이틀이다. 또 정규리그에서 최근 포항이 1무1패로 주춤했기에 이번 부산과의 20라운드를 양보할 수 없었다.

황 감독은 내용보다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 전에서 상대 데얀과 몰리나를 막기 위해 올 시즌 처음으로 스리백을 가동했고, 부산을 상대로도 변칙 전술을 활용했다. 부산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에 능하다. 수비를 두껍게 선 채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발이 빠른 측면 자원을 활용해 순식간에 상대 수비를 허무는 게 주특기다.

황 감독은 이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주장 김형일을 중앙 수비수에서 빼고 순발력이 뛰어난 김원일을 선발로 내세웠다. 공격 전개 시에도 짧은 패스만 고집하지 않고 과감한 롱 패스를 수시로 주문했다.

황 감독은 부산 전을 마친 뒤 “오늘은 원하던 경기 내용은 아니었다.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상대 수비가 두껍기 때문에 긴 볼을 많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승리가 꼭 필요할 때면 과감한 변화를 줄 생각이다. 황 감독은 “승리해야 할 때와 매듭지을 때 전술 변화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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