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스타전] 63만표 얻은 올스타 류현진, 얼굴도 안 내민답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7월 23일 07시 00분


■ 취재파일
63만표 얻은 올스타 류현진
얼굴도 안 내민답니다
이래도 되는겁니까?

올스타전이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그러나 팬투표를 통해 웨스턴리그 베스트 10에 선정된 류현진(한화)의 모습은 볼 수 없다. 류현진은 21일 왼쪽 등 견갑골 통증을 이유로 양훈으로 교체됐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난 17일 불펜 등판을 했고, 현재 1군 엔트리에 포함돼 있는 류현진의 불참은 이래저래 아쉬움이 남는다.

하루전 한화 한대화 감독과 류현진의 교체에 대해 상의했던 웨스턴리그 사령탑 KIA 조범현 감독은 22일, “올스타전 선발을 누구로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팬 투표로 뽑혔다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당연히 류현진에게 한 타자라도 상대하게 해야 하는 게 맞다. 그러나 나머지 투수들에게 돌아올 하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3명으로 돼 있는 포수 엔트리에서 1명을 줄이고 투수 엔트리 1명을 늘리는 방안도 생각해 봤지만 안 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올스타전 엔트리는 지난해부터 2명 늘어나 올해에도 22명으로 진행된다. 이 중 투수 엔트리는 7명으로 한정돼 있다. 선발로 나서야 하는 베스트10이 2이닝 정도를 던져야 나머지 투수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데 류현진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양훈으로 대체했다는 말이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63만표가 넘는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류현진이 올스타전에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팬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죽을 먹더라도 꼭 올스타전에 참가하겠다”던 KIA 김선빈이 안면 부상으로 인한 볼썽사나운 모습 탓에 올스타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작년에도 올스타 팬투표로 선정됐던 롯데 조정훈이 부상을 이유로 올스타전에 나서지 못하는 등 이전에도 이런 경우는 종종 발생해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나름의 고민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올스타전은 팬들을 위한 행사다.

팬들을 위한 행사에 팬 투표로 뽑힌 선수가 얼굴조차 내밀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리 양보해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대회요강에 명시돼 있는 올스타전 엔트리 수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한다든지, 최소한 팬 사인회라도 참가하게 하는 방법이라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