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승엽, 내달 둘째 얻어…
롯데 김태균도 아내가 임신 3개월… “멋진 아빠 모습 보여줘야죠”
오릭스 이승엽(35)과 지바 롯데 김태균(29)은 올해 야구를 잘해야 할 이유가 있다. 둘은 나란히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 이승엽은 5월 아내 이송정 씨가 둘째 아이를 출산한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김태균은 10월에 2세가 태어난다.
김태균은 12일 “아내(김석류 KBSN 아나운서)가 임신 3개월이라는 소식을 듣고 아들일까 딸일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된다는 건 가슴 설레는 일이다. 아빠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더 연습에 매달렸다. 이제야 비로소 어른이 된 느낌이라며.
오릭스 이승엽도 5월이면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부인 이송정 씨는 출산을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다. 이승엽의 지인은 “승엽이는 가족 없이 생활하느라 힘들지만 잘 견디고 있다. 팀 선배 박찬호가 옆에 있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 지진의 공포에 떨다
이승엽뿐만 아니라 김태균도 요즘 기러기 아빠다. 동일본 대지진 후에도 여진이 계속되자 불안한 마음에 아내를 한국으로 보냈다. 실제로 지바 마린스타디움 근처 가이힌마쿠하리 역 주변엔 지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역 주변 상점 앞에는 보도블록이 흉물스럽게 깨져 있었다.
복구공사가 한창인 스타디움 입구에 도착하니 ‘힘내라 일본’ ‘지금이야말로 모두 화(和)의 힘으로’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화합은 니시무라 노리후미 지바 롯데 감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팀 슬로건으로 내세운 화두다.
지바 마린스타디움으로 연결되는 육교는 붕괴 위험 때문에 통행이 금지됐다. 하지만 야구를 보러 가기 위해이 육교를 이용하는 현지 주민이 종종 눈에 띄었다.지바=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김태균은 “대지진에 이어 거의 매일 반복되는 여진에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지진 당시 효고 현 아카시구장에서 라쿠텐과 시범경기를 하고 있었다. 지바에 혼자 남아 있던 아내와 한동안 연락이 안 돼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 외국인 선수가 아닌 팀원으로
김태균은 지난해 하루하루 피가 말랐다고 고백했다. “팀이 못하면 외국인 선수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윙이 커졌어요. 팀이 잘하면 나는 더 잘해야 하는 거 아닌가 걱정했죠. 그러다 보니 잠을 제대로 못 잤고 컨디션은 엉망이었죠.”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하루 8시간을 자고 4시간 이상 방망이를 휘두르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일본 진출 2년째를 맞아 마음이 편해진 덕분이다. 외국인 선수라는 생각을 버리고 팀의 일원으로 경기를 이기는 데 힘쓰자고 다짐했다.
지바 롯데의 마린스타디움 입구에는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로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힘내라 일본’ ‘지금이야말로 모두 화(和)의 힘으로’라는 구호가 눈에 띈다. 김태균은 4번 타자 겸 1루수로 144경기를 모두 뛰고 싶다고 했다. 적응기를 거친 만큼 지난해 성적(타율 0.268, 21홈런, 92타점)을 넘어 타율 3할에 100타점이 목표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4번에서 7번 타자로 밀린 것에 대해 “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일본 투수에게 대응하는 방법이 잘못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하던 대로 스윙을 했더니 방망이가 밀렸어요. 올해는 더 간결한 스윙을 할 겁니다. 일본 투수의 제구력과 변화구가 워낙 좋기 때문이죠.”
개막전 나란히 무안타 침묵
그러나 김태균과 이승엽은 12일 홈 개막전에서 나란히 침묵했다. 김태균은 라쿠텐과의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승엽은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서 1볼넷, 1고의사구를 얻었지만 5회부터 3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롯데는 4-6으로 졌고 오릭스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2-2로 비겼다.
한편 오릭스 4선발 박찬호(38)는 15일 라쿠텐 방문경기에서 다나카 마사히로(23)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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