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위기의 서울 “필 사 즉 생”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황보관 감독
황보관 감독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52)은 가발을 쓰지 않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선수 시절부터 수십 년간 2 대 8 가르마를 탄 반듯한 머리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이 스타일이 가발 광고에 나오는 스타일과 비슷해 오해를 사기도 했다.

헤어스타일은 바꾸지 않고 있지만 별명은 바뀌기를 원한다. 강한 카리스마로 ‘강희대제’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최근에는 ‘이장’으로 불러주는 걸 좋아한다. 좀 더 인간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전북 현대 구단 숙소가 있는 완주군 봉동읍에 머물고 있기에 ‘봉동 이장’이라 불린다.

FC 서울 황보관 감독(46)은 성격 강한 선배 최 감독에게 장난스러운 별명을 붙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사석에서는 신체 특징을 이용한 별명도 붙여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허물없는 사이다. 두 사람은 국가대표 시절부터 친했다.

그런 두 사람이 감독으로서 K리그 첫 대결을 펼친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그 무대다. 절친한 사이지만 황보 감독은 이 경기에 맞서는 심정을 “필생즉사 필사즉생”이라고 1일 훈련 중인 경기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표현했다. 죽기 살기로 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부진한 성적 때문이다. 서울은 올 시즌 ‘판타스틱’으로 불리는 데얀 몰리나 제파로프 등 뛰어난 외국 선수들을 보유했다. 그럼에도 올 시즌 상대 자책골을 빼면 1골도 넣지 못했다. 팀은 1무 2패로 15위에 머물고 있다.

프로축구 최고 인기 구단인 서울은 2일 경기에서 이날 개막하는 프로야구에 대한 관객 동원 ‘맞짱’을 선언했다. 서울은 이날을 ‘대학생 데이’로 선언했다. 학생증을 가져오는 관객에게 외식업체 시식권 500장을 나눠 준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과 제휴해 티셔츠 300장 및 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을 마련했다. 서울은 이날 관객 목표를 5만 명으로 잡았다. 이는 역대 프로축구 최다 관객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프로야구 개막 당일 프로축구 서울의 주말 관객은 상징성을 갖는다. 국내 최고의 관객 동원 능력을 지닌 서울을 통해 프로축구의 경쟁력을 점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승 1패로 5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은 플레이메이커 루이스와 골잡이 이동국을 앞세워 서울을 몰아칠 계획이다. 김정우를 앞세워 1위를 달리고 있는 돌풍의 팀 상주는 홈경기 20경기 무패를 기록 중인 제주와 맞붙는다.

구리=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