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리그’ 만들어 야구꿈나무 미래를 사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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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0일 07시 00분


갈 곳 없는 리틀야구 ‘비상구는 어디에…’

리틀야구팀 130곳 불구 중학팀 겨우 80곳
중학교 감독들도 리틀야구 스카우트 외면
학업·야구 병행 주니어 리그 필요성 대두
인프라 개선·특기생 제도 손질 등 숙제로

리틀야구 개막식의 추신수. 스포츠동아DB
리틀야구 개막식의 추신수. 스포츠동아DB
2008 베이징올림픽·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06·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선전 등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최근 수년간 프로경기장을 찾는 야구팬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 동호인들로 구성된 사회인야구팀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2만개에 이르는 사회인야구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야구 꿈나무들이 참가하는 리틀야구팀의 수도 엄청나게 증가했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리틀야구 붐을 이용해 엘리트 학교 체육과의 병행 발전을 도모하고, 아울러 한국 야구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꿈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직업 선수로서 성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이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리틀야구 선수들이 야구를 계속 즐길 수 있도록 중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주니어리그’를 창설하고, 나아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빅리그’의 창설도 점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리틀야구팀

작년 10월 기준 전국 초등학교 야구팀 수는 98개, 등록선수는 1824명이었다. 이와 별도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뛰는 리틀야구팀은 120개, 2792명이었다.

지난해 연말 추가 창단된 6개팀에 현재 창단 작업중인 4개팀까지 보태면 올 3월 기준으로 전국 리틀야구팀 수는 130개에 이른다. 2006년 등록팀이 24개에 불과했던 리틀야구팀 수는 5년만에 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리틀야구 선수들이 야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수용할 수 있는 터전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올 3월 기준으로 전국 중학교 야구부 수는 80개에 불과하다. 초등학교 야구부원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리틀야구 선수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하다.

2009년말 초등학교 6학년과 리틀야구 소속 등록 선수 1753명 중 2010년 중등부 진학생은 563명에 불과했다. 1190명이 등록을 하지 못했고, 진학률은 32.1%에 그쳤다.

○주니어리그 창설의 필요성

리틀야구를 거친 중학교 2·3학년들이 야구를 꾸준히 계속할 수 있도록 주니어리그를 창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한 때 중학교 야구부 감독들은 리틀야구 게임이 열리는 야구장을 찾아 선수를 스카우트 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쏟아지는 선수와 달리,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중학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굳이 직접 리틀야구장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중학교 야구부 감독들이 의도적으로 재능 있는 리틀 야구 선수들을 배제하고 초등학교 소속 선수만 받아들이는 폐해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야구에 관심이 있는 중학교 2·3학년들이 수업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주니어팀을 통해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해 주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엘리트 체육과 달리 클럽 스포츠는 수업권을 100% 보장,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게 한다. 미국과 일본 등이 15세 이전까지 클럽 스포츠에 전념하도록 하는 것도 직업 스포츠로의 발전 가능성도 남겨두면서 취미 생활로의 여가 스포츠를 육성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인프라 확충

한국리틀야구연맹은 현재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20개의 주니어팀이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리틀야구리그처럼 주니어리그를 공식적을 출범시켜 정기적인 대회를 통해 기량 향상을 점검해야 주니어야구 역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니어리그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운동장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리틀야구연맹은 남양주와 구리, 파주 등 서울 근교의 야구장을 주니어리그 구장으로 쓰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유소년 야구장을 늘리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및 각 지자체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학원스포츠와의 상생발전 모색해야

리틀야구연맹은 유소년 야구 꿈나무들이 야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리틀리그∼주니어리그를 거쳐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빅리그 단계로 발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는 학교 체육과의 병행 발전 모색이 뒷받침 돼야 한다. 대한야구협회 이상현 사무처장은 “클럽스포츠와 학원스포츠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클럽스포츠의 활성화가 학원스포츠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풀어야할 숙제들도 남아있다. 예를 들어 상급학교 진학시 학원스포츠 소속에만 국한되는 특기생 혜택을 클럽 스포츠 소속에도 줘야한다는 주장이다. 당연히 학원스포츠 쪽에서는 반대할 사항. 대한야구협회는 ‘점진적으로 문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에도 학교 체육 현장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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