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의 새해 소망 “우린 뛰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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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벽산건설 해체 이어 용인-정읍시청도 사라질 위기
우려속 한해 넘기는 핸드볼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는 ‘핸드볼인의 밤’ 행사가 열렸다. 2010년 한국 핸드볼을 빛낸 선수들과 핸드볼 발전에 힘쓴 지도자 및 단체를 격려하는 자리였다. 핸드볼인들은 2010년 성과로 핸드볼 전용경기장 착공(5월)과 남자 대표팀의 광저우 아시아경기 우승을 들었다. 아쉬운 순간은 여자 대표팀이 아시아경기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대회 6연패를 못한 것과 아시아 여자선수권에서의 준우승 등이었다.

이보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여자 실업팀의 도미노 해체가 그것이다. 실업 최강 벽산건설은 10월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간판을 내렸다. 문필희, 김온아, 조효비 등 신구세대를 통틀어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의 상당수가 벽산건설 소속이었다. 인수할 기업을 물색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인천시체육회가 1년간 한시적으로 팀을 맡기로 했다.

용인시청과 정읍시청도 잇달아 팀의 해체를 선언한 상태다. 정읍시청은 핸드볼 메카로 불리며 주민들의 자부심이 컸던 팀이다. 정읍동신초-정읍여중-정읍여고-정읍시청으로 이어지는 안정적 진로 시스템을 갖췄다. 용인시청과 정읍시청 모두 지역 핸드볼 학생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반발에 일단 해체를 유보한 상태. 하지만 1년 안에 인수 기업이 나타나거나 해체 결정을 번복하지 않으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5월 광주시도시공사가 여자 핸드볼팀을 창단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최태원 SK 회장의 협회장 취임 이후 속도를 내기 시작한 핸드볼 발전이 전용경기장 건설과 맞물려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그러나 실업팀의 연이은 해체 선언으로 핸드볼 전성시대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업팀의 축소는 핸드볼의 미래가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되면 초중고교와 대학 팀들도 핸드볼팀의 존폐를 고민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핸드볼을 하려는 꿈나무들이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핸드볼인들은 2011년을 기대보다는 위기의식 속에 맞았다. ‘우생순’을 잇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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