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개국 사령탑 집중 분석] 월드컵 청부사 파레이라 “6번째 매직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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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1일 07시 00분


▶국내파냐 해외파냐남-북한 등 자국 출신 지휘봉 62%%
아르헨티나-독일 3명씩 배출 최다
▶유럽vs남미…관록vs패기
유럽 18명 + 남미 7명…전체 78%%
B조 나이지리아 제외 전부 첫무대
대망의 2010남아공월드컵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승부는 초록 그라운드에서 결정되지만 각자 나름의 야망을 품은 벤치 위 사령탑들의 열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감독들의 지략을 바탕으로 한 팔색조 전술은 4년마다 한 번씩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월드컵에서 국제 축구계의 다음 3년을 결정할 전술적 흐름이 나오곤 했다.

세상에 남자로 태어나 반드시 해봐야 한다는 직업인 스포츠 지도자. 그것도 세계 최고의 스포츠 빅 이벤트 월드컵을 이끌 32개국 감독들의 면면을 스포츠동아가 월드컵 기획 시리즈 ‘테마 월드컵’ 첫 편으로 짚어봤다.

○국내파 vs 해외파

선수들에게만 국내파와 해외파가 나뉘는 게 아니다. 감독들에게도 모국 축구의 명예를 건 엄연한 자존심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의외로 자국인에게 지휘봉을 맡긴 국가들이 많다. 전체 62%%. 12명이 외국 감독에 각 대표팀의 운명을 짊어지운 반면 나머지 20명이 자국에서 명성을 쌓은 사령탑들이다. 동반진출에 성공한 한국 허정무 감독과 북한 김정훈 감독이 자국 사령탑의 대표적인 예. 그러나 한국의 경우 2002한일월드컵과 2006독일월드컵에선 모두 네덜란드 출신 감독이 이끌었으니 자국인이 맡은 이번 대회가 다소 낯설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국적은 다양하게 분포돼 있지만 그 중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3명씩 배출했다. 나머지는 많아야 2명이었다. 2명씩 배출한 국가는 모두 6개국으로 브라질,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프랑스, 세르비아 등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자국 대표팀을 이끄는 ‘영웅’ 마라도나 감독을 비롯해 칠레(마르셀로 비엘사)와 파라과이(헤라르도 마르티노) 사령탑을 배출했다. 독일은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 그리스 오토 레하겔 감독과 독일(요아힘 뢰브) 및 스위스(오트마르 히츠펠트)를 이끈다.

B조와 D조는 외국인 사령탑이 이끄는 대표팀이 2개국이 포함됐다. H조는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숫자가 무려 3개국이나 된다.

공교롭게도 독일, 호주, 세르비아, 가나가 경쟁할 D조에선 세르비아(라도미르 안티치)와 가나(밀로반 라예바치)가 나란히 세르비아 출신에게 지휘봉을 맡긴 탓에 이채로운 국적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유럽 vs 남미…아시아의 도전

역시 세계 축구 판도를 양분해 온 유럽과 남미 출신이 압도했다. 이 중 유럽 출신은 총 18명이고, 남미인은 7명이다. 두 대륙을 합친 25명은 전체 78%% 달하는 비율이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국가들 상당수가 자국인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G조 브라질은 현역 때부터 명성을 떨친 둥가 감독이, H조 스페인은 델 보스케 감독이 버틴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건 이탈리아도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 프랑스는 레몽 도메네크 감독이다.

아시아 대륙의 약진도 이번 월드컵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다. 한국-일본-북한 등 동아시아 3개국이 나란히 자국인에 맡긴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로 새로 편입한 호주는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끌고 있으나 호주가 빠지며 오세아니아 최강자 타이틀과 함께 통산 2번째 월드컵 출전의 감격을 맛본 뉴질랜드는 자국인 하버트 감독이 벤치를 지킨다.

북중미에서는 미국(밥 브래들리)과 멕시코(하비에르 아기레)가 토종 사령탑이다. 온두라스는 유일한 콜롬비아 출신 루에다 감독이 맡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리지만 아프리카 국가 출신은 C조 알제리의 라바 사단이 유일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스웨덴 출신이 나이지리아(라르스 라예르베크)와 코트디부아르(스벤 예란 에릭손)를 지휘한다는 점. 월드컵 단골손님으로 빠지지 않는 카메룬은 프랑스 출신 폴 르겡 감독이 이끈다.

○첫 경험 vs 화려한 경력


선수 시절은 빼더라도 경험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그 중 개최국이자 A조 남아공을 맡은 브라질 출신 파레이라 감독이 가장 화려하다.

자국을 94미국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그는 82년 쿠웨이트, 90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98년 사우디아라비아 사령탑으로 월드컵에 나섰다. 2006년 역시 브라질 사령탑으로 출전했으니 부연이 필요 없다. 무려 6번째 출전.



멕시코 아기레 감독도 2002년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부임했고, 우루과이 타바레스도 90년 이후 2번째 출전의 기쁨을 맛봤다. 프랑스의 도메네크 감독도 2006년에 이어 연속 월드컵 출전이다.

B조에선 스웨덴을 이끌고 2006년 대회에 나섰던 나이지리아 라예르베크 감독을 제외하면 모두 첫 경험이다. C조 알제리의 라바 사단 감독이 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이번이 두 번째. D조는 수석코치 출신 사령탑의 대결 무대다. 독일 뢰브 감독과 호주 베어벡 감독 모두 4년 전 코치 신분이었다.

E조에선 덴마크의 올센 감독이 2002년 이후 8년 만의 영광을 누렸고, 일본 오카다 감독은 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에 컴백해 자웅을 겨룬다.

F조는 이탈리아 리피 감독이 2회(2006년, 2010년)째를 맞았고, G조는 코트디부아르의 스웨덴 출신 에릭손 감독이 2002년부터 3대회 연속 출전하고 있다. H조는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셀로 비엘사 칠레 감독이 2002년 아르헨티나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클럽에서 명성을 쌓은 이들의 활약 또한 큰 관심이다. G조에 편성된 포르투갈의 케이로스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도왔다. H조 스페인의 델 보스케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스위스 히츠펠트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클럽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주역들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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