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 고지대서 첫 훈련 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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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6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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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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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감독 “고지대 강자 살아남을 것”
이운재 “볼 스피드 확실히 빨라져”


한국이 월드컵 본선을 확정지은 지난해 6월, 모두가 걱정과 우려를 쏟아낸 것이 바로 남아공의 고지대였다. 각종 과학적 근거 자료가 쏟아졌고, 이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고지대에서는 산소량이 적어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운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축구공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낮은 기압 때문에 공기 저항이 적어 공은 저지대 보다 더 빨리, 더 멀리 날아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은 본선 조 추첨 결과 해발 1700m 고지(요하네스버그)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한다.

그렇다면 실제는 어떨까.

5일 오후 (현지시간) 태극전사들이 검증에 들어갔다. 해발 1250m의 올림피아파크스타디움(루스텐버그)에서 실제 훈련을 갖고 몸으로 느꼈다.

이날 훈련은 가벼운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패스, 볼 돌리기, 볼 뺏기, 골키퍼 없는 10대10 게임 등으로 1시간 20여분간 이어졌다. 옆에서 지켜본 취재진들은 고지대에 따른 변화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금세 땀을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만큼 피로를 빨리 느꼈다는 방증이다. 훈련 후 허정무 감독은 취재진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뛰지 않은 코칭스태프는 전혀 고지대에 와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제한 허 감독은 반면에 “직접 뛴 선수들은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에 따르면, 이날 패스와 미니게임을 했는데 전반과 후반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전반에는 평소처럼 프레싱이 좋다가도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는 속도가 확 떨어졌다고 한다. 이 점이 바로 고지대의 특성이다.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허 감독은 “하루 빨리 적응하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고 했다. 체력적인 면을 우선 고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허 감독은 “고지대에 강한 선수가 있다. 국내파를 뽑을 때도 이점은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번 전훈의 주장 이운재도 고지대 훈련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볼 스피드가 빠르다. 골키퍼로서 받는 것도 준비를 잘 해야겠다”고 했다. 아울러 새로운 공인구인 자블라니도 공격수에게 유리해 이에 대비한 훈련이 필요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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