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경험 못당해” vs “전남 자신감 못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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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5일 07시 00분


이영진 성남 코치-노상래 전남 코치. 스포츠동아 DB
이영진 성남 코치-노상래 전남 코치. 스포츠동아 DB
이영진 성남 코치 노상래 전남 코치
풍부한 우승 경험이 성남의 자산이지 ▶ ◀ 창단 후 첫 우승 하나의 목표로 ‘똘똘’
두명 퇴장 당하고도 인천에 이겼잖아 ▶ ◀ 어려운 상황 극복…선수들 여유 넘쳐
젊어진 멤버들 “사고 친다”응집력 굿 ▶ ◀ 챔프전 올라가 광양서 승리의 축배를

○이영진 성남코치- 성남이 이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고기도 씹어본 이가 먹을 수 있다’는 옛 말처럼 큰 경기 경험이 많았던 우리였다. 내가 현역으로 뛰던 시절부터 성남은 굵직한 대회 타이틀을 챙긴 횟수가 잦았다. 솔직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따기 위해서라도 전남을 무조건 꺾어야 한다. 일단, 2명이 퇴장당한 악조건 속에서도 우린 인천과 6강PO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런 부분들이 바로 ‘풍부한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FA컵에서 패한 것도 선수들에게는 풍부한 자산이 됐다. 선제골을 넣은 뒤 동점골을 내줬고,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장면을 보지 않았는가.

우리는 스타성을 버린 지 오래됐다. ‘레알’이라고 불렸던 지난 시즌들에 비해 많은 선수들이 물갈이돼 한층 연령대가 젊어졌다. 물론, 나의 현역 시절처럼 부상을 당해 1군에 있다 2군에 내려가면 밤낮으로 죽기 살기로 뛰고 운동만 했던 상황은 다르지만 이젠 좋은 환경 속에서 최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목표 의식도 뚜렷하다. 단순히 전남을 꺾는 게 우리의 최종 정착지가 아니다. 한 번 뭉치면 사고를 치겠다는 응집력도 강하다.

○노상래 전남코치- 아픈 추억을 지운다

21일 FC서울과의 승부차기를 보며 11년 전이 생각났다. 1998년 전남은 창단 후 처음 PO에 올라 포항과 전·후반 연장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 돌입했지만 3-5로 아깝게 졌다. 이듬해에도 PO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부산에 0-1로 패했다. 나의 PO의 추억은 여기까지다. 올해 6강 PO에서 우승후보 서울을 꺾고 준PO까지 올라 전진 중인 후배들이 대견하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감독님 이하 전 선수단은 창단 후 첫 우승이라는 더 큰 목표가 있다. 성남전은 그 과정일 뿐이다. 성남에는 좋은 개인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지만 호화멤버 서울도 우리가 무력화했던 것을 되새겨보면 충분히 해볼만하다. 중원에서부터 상대공격을 차단한다면 우리가 좋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선수들의 표정을 보면 시즌 중반 팀이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 이를 극복하고 여기까지 올라온 자신감과 여유가 엿보인다. 전체가 끈끈한 믿음으로 뭉쳐있다는 느낌이다.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꼭 챔프전에 올라 광양 홈 팬들 앞에서 멋지게 한 번 더 싸워보고 싶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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