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홈런’ 이승엽, JS 3차전 135m짜리 솔로포…‘2군설움’ 훌훌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3일 19시 10분


코멘트

일본시리즈 ‘4년만에 4번째’ 홈런…“감 잡았어”

이승엽 [스포츠동아 DB]
이승엽 [스포츠동아 DB]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33)이 4년 만에 일본시리즈에서 대포를 가동하며 그동안의 설움을 훌훌 날렸다. 또한 큰 경기와 단기전에 강한 사나이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면서 남은 일본시리즈에서도 선발출장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승엽은 3일 도쿄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일본시리즈 3차전에 1루수 겸 6번타자로 선발출장해 귀중한 홈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7-4 승리에 힘을 보탰다.

0-2로 뒤진 2회말 1사후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니혼햄 선발투수인 우완 이토카즈 게이사쿠를 상대로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작렬했다. 초구 몸쪽 높은 컷패스트볼을 보낸 뒤 2구째 한가운데 높은 직구. 먹잇감을 포착한 굶주린 맹수처럼 매섭게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빠르고 긴 아치를 그리더니 오른쪽 외야 관중석 1층 가장 깊숙한 곳에 꽂혔다. 비거리 135m 대형 홈런포. 이승엽은 홈런 상황에 대해 “지고 있어서 무조건 살아나가려고 했다.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가 가운데로 와 여지없이 돌렸는데 제대로 맞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지바 롯데 시절인 2005년 한신과의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3방을 때린 뒤 4년 만에 일본시리즈 무대에서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일본시리즈 개인통산 4호 홈런. 당시 이승엽은 선발명단에서 제외된 3차전을 제외하고 1·2·4차전에서 홈런 1개씩을 터뜨리며 11타수 6안타(타율 0.545) 6타점으로 팀이 4연승으로 우승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 이승엽의 홈런은 값졌다. 요미우리 선발투수 오비스포가 1회와 2회 솔로홈런 1방씩을 얻어맞아 0-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의 실마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음타자 아베 신노스케가 곧바로 좌월 동점 솔로홈런으로 화답했고, 3회에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솔로포로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요미우리는 니혼햄과 홈런포 3방씩을 주고받는 공방전을 펼치다 3-3 동점인 5회말 오가사와라의 2타점 결승 2루타와 8회 추가 2득점으로 결국 7-4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나갔다.

이승엽은 이날 2번째와 3번째 타석에서 2루땅볼로 물러난 뒤 8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대타 다니 요시토모로 교체됐다. 이로써 일본시리즈 3경기에서 8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수비에서 실책을 범해 진땀을 흘리기도 했으나 다행히 팀 승리로 마음의 짐을 벗었다. 5-3으로 앞선 8회초 무사 2루에서 모리모토 히초리의 땅볼 때 유격수 송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2루주자가 홈을 밟아 5-4로 쫓기는 상황을 만들었다. 4차전은 4일 오후 6시 도쿄돔에서 열린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