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 특구 춘천, 지역경제도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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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7시 00분


이광준 춘천시장은 말 할 때 액션이 많다. 상대방이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화술도 돋보인다. 춘천을 세계적인 수준의 레저도시로 키우겠다는 자신감이 허투로 들리지 않았다. 춘천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광준 춘천시장은 말 할 때 액션이 많다. 상대방이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화술도 돋보인다. 춘천을 세계적인 수준의 레저도시로 키우겠다는 자신감이 허투로 들리지 않았다. 춘천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스포츠 대회 열리면 도시가 후끈

마라톤 출전자 쓰는 돈만 12억원

천혜의 환경에 레포츠 활력 접목

행복도시 춘천을 세계에 알릴 것


애초 이광준(54) 춘천시장을 인터뷰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프로축구 때문이었다. 신생 구단인 강원FC가 연고지 강릉에 이어 춘천에서도 대규모 관중몰이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았다. 원래 강릉은 축구도시이지만 춘천은 거리가 멀었다. 갑자기 축구열풍이 불어 닥친 것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테니스에 더 관심이 많은 듯 했다. 춘천은 ‘테니스의 도시’라며 열변을 토했다. 테니스 코트가 몇 개이고, 자신도 1주일에 한번은 테니스를 즐긴다고 했다. 특히 송암스포츠타운에 대한 자랑이 대단했다. 신나게 설명하는 모습에서 스포츠 및 레저에 대한 이 시장의 열정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포츠는 무엇입니까.

“구기종목은 다 좋아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축구와 테니스를 좋아합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축구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춘천의 다른 고등학교와 연합축구대회를 제안해서 친선경기를 갖곤 했습니다. 요즘은 건강을 위해 테니스를 치고 있습니다.”

-최근 강원FC 경기가 열릴 때마다 1만7000명 이상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는데요. 춘천의 축구 열기는 어느 정도입니까.

“사실 축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그렇게 열기가 높지 않은 편이었는데요. 이번 강원FC 첫 홈경기를 보고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관중석이 2만5000석인데, 빈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즐거운 일로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모인 경우는 못 본 것 같습니다. 파도타기 응원을 하면서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보기 좋고 춘천의 힘을 느꼈습니다. 춘천의 축구 열기가 이렇게 높아진 것은 지역팀이라는 연고 의식도 있지만 축구경기를 즐기는 동호회 팀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제가 시장이 되고 나서 축구를 할 수 있는 구장을 여러 곳 만들었는데요. 지금은 경기장 사용 신청이 몰려서 매번 추첨을 할 정도로 축구에 대한 열기가 높습니다.”

-춘천에서 스포츠 및 레저이벤트가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공공기관이나 대학 등이 많다보니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는 직장인 층이 넓어 여가나 문화활동을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생활체육이나 레저동아리 활동이 다른 도시에 비해 굉장히 활성화돼 있습니다. 아울러 춘천은 공공체육시설 뿐 아니라 마을마다 체력단련시설, 농구장, 족구장, 게이트볼장 등 운동시설이 많이 있습니다. 아마 인구수 기준으로 하면 전국 최상위 수준일 겁니다. 또 산과 호수,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육상, 해상, 항공레저 활동을 하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고요. 이런 것이 이유가 아닌가 싶네요.”

-요즘 스포츠나 레저는 단순히 즐기는 차원이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스포츠 마케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철학은 무엇입니까.

“요즘 스포츠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도시를 알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더 큰 취지를 두고 있습니다. 88올림픽이나 월드컵개최를 통해 얻은 대한민국의 위상이나 브랜드 가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많은 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대형 국제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시는 대도시와 경쟁하기 보다는 우리시만의 장점을 살린 스포츠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춘천은 호반의 도시, 관광도시, 문화예술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스포츠와 춘천이 갖고 있는 메리트를 접목시키는 것이 우리시의 스포츠마케팅 전략입니다. 그 일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전담부서를 만들어 대회를 유치하거나 지원하고 있습니다. 선수단이 경기만 하고 가는 게 아니라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춘천은 닭갈비 막국수가 유명하니까, 경기 전 후 음식점을 찾게 한다든지, 관광을 하게 한다든지, 명품 재래시장을 만들어서 쇼핑을 하게 한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얻은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요.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당합니다. 구체적인 분석 자료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전국 규모 체육대회가 몰려 있는 달은 지역경제에 활기가 넘칩니다. 예를 들면 2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전국규모 마라톤 대회의 경우 우리시가 조사를 해보니까 1인당 먹고 자는데 6만원 정도를 쓴다고 합니다. 그러면 2만 명만 잡아도 12억원이 이틀 사이에 지역에서 소비되는 것이거든요. 일종의 스포츠 특수를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경제 활성화 효과 못지않게 큰 것이 홍보효과라고 봅니다. 각종 대회가 열리면 매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춘천이 홍보가 되는데요. 아마 그것을 홍보비로 계산을 하면 엄청날 겁니다. 많은 대회를 유치하면 그만큼 시설활성화도 돼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시장으로서 지역민들을 위한 복지 정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시정의 지향점은 모든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안정된 일자리와 건강이 제일 우선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이 되고 나서 시민들이 건강한 삶을 사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리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 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도시에 가입을 했는데요. 시정을 펴는데 작은 사업이라도 시민의 건강을 염두에 두고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원을 하나 만들거나 정비를 해도 시민들이 집 가까이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헬스기구도 설치하고요. 자투리땅이나 도심의 빈땅을 활용해서 배드민턴, 농구, 족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공공체육시설의 경우도 이제는 시설관리에서 벗어나서 시민이용 중심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전문적인 시설관리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체육진흥재단을 만들어 올해 말까지 모든 공공체육시설관리를 이관할 계획입니다. 레저의 경우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수시로 레저캠프를 열어서 청소년과 시민들이 레저를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춘천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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