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줄 수도 없는 거잖아, 허허.”
두산이 ‘서울 라이벌’ LG에게, 그것도 연승을 기록했던 어린이날 대패했다. “야구를 하다보면 이런 날, 저런 날 있다”고들 하지만 무려 12점을 내준 완봉패는 감독에게는 꽤나 아픈 스코어다.
두산 김경문 감독(사진)은 5일 오후 10시쯤 늦은 저녁을 먹고 속상한 마음을 달래러 석촌 호숫가를 거닐었다고 한다.
그러다 마침 잠실에서 경기를 본 후 호수 근처에서 놀고 있던 한 무리의 젊은이들과 마주쳤다. 김 감독을 알아본 이들은 두산 팬임을 자청하며 “내일은 꼭 이겨 달라”,“오늘 경기는 너무 아쉬웠다”며 저마다 촌평을 쏟아냈다.
김 감독을 당혹스럽게 했던 건 다름 아닌 사인 요청.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그 자리에서 사인을 4개나 해줬다. 그게 안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래도 (일찍 승부가 결정된 어제 경기 덕분에) 피처들이 3일씩 잘 쉬었고 ‘다음 경기는 잘 해 달라’는 젊은이들의 말에 위로를 받았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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