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피곤해”…대표팀 최대의 적은 ‘시차’

  • 입력 2009년 3월 13일 07시 48분


결과적으로는 대패였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김인식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선수들 몸이 붕붕 떠다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도쿄에서 건너온 뒤 고작 이틀이 지난 터라 아직 시차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뚜껑을 열자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핑퐁’ 같은 시차 적응이 관건

최근 국내 프로구단들은 일제히 일본을 전지훈련지로 택하는 추세다. 올해도 한화가 하와이, 히어로즈가 플로리다로 향했을 뿐 나머지 구단의 전훈 종착지는 일본이었다. 따라서 대표팀은 일본과 가까운 한국에서 소집돼 대표팀 전훈지인 하와이로 이동했고, 2주일 만에 도쿄로 넘어와 1라운드를 치렀다. 그리고 1주일 만에 다시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간 것이다. 후쿠오카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던 1회 대회 때와는 피로도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밤 시간에 ‘아늑한’ 전세기로 이동한 점도 오히려 시차 적응에는 악재가 됐다. 발목 부상 때문에 이날 1회 첫 타석에만 섰던 정근우(SK)는 “서너 시간 겨우 자다 새벽 4시에 깼다”고 호소했고, 장원삼(히어로즈)도 “지구를 한 바퀴 돈 느낌”이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게다가 애리조나는 일교차가 무척 크다. 낮에는 여름처럼 덥다가 어두워지면 갑자기 추워진다. 경기 때 두꺼운 점퍼를 껴입은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모두 겉옷을 챙겨 입으라고 주문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이 경기 결과보다는 시차에 적응하고 몸이 안정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적절한 투수 운용이 관건

A조 1위로 1라운드를 통과한 한국은 16일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쿠바-멕시코전(13일)의 패자와 맞붙게 된다. ‘아마 최강’ 쿠바보다는 멕시코가 수월한 상대로 여겨지는 게 사실. 하지만 김 감독은 “멕시코에도 메이저리거들이 많아 방심할 수 없다”면서 “상대 국가 자체보다는 어떤 투수가 나와서 어떤 공을 던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한국 입장에서도 ‘어떤 투수를 어떻게 쓰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셈이다.

2라운드에서는 투수 한명이 경기당 최대 85개까지 던질 수 있다. 1라운드보다 15개 많다. 그러나 한계투구수는 선발투수가 제 몫을 해낼 때만 의미가 있다. 김 감독은 “잘 막아내지 못하면 어차피 소용없다. 적절한 투수 교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하와이 전훈 때부터 지적됐듯이 불펜진의 컨디션 격차가 큰 부분이 고민거리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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