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 WBC 리포트]봉중근표 공격 피칭 ‘최고봉’

  • 입력 2009년 3월 10일 07시 40분


9일 한일전에서 한국팀의 필드 훈련 대신 김광현의 불펜 피칭을 지켜봤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태란 느낌을 받았다. 미국 가서 피칭에 박차를 가하겠지만 아직 회복되지 않은 듯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창 좋았을 때를 100점이라면 9일 불펜 피칭은 50-60점 수준 같았다.

구위를 떠나서 김광현은 머릿속에 들어있는 슬라이더의 이미지를 바꿨으면 좋겠다. 베이징올림픽과의 차이를 말하라면 그때는 직구 위주 파워피칭에 슬라이더가 곁들여져 위력을 발했다. 그러나 7일 일본전(1.1이닝 8실점)은 반대로 슬라이더가 주종이었다.

이 점에서 9일 한국 선발 봉중근은 김광현이 보고 느낄 부분이다. 직구 위주의 파워피칭으로 코너워크를 하다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섞었다. 결과가 말하듯 일본 타자들이 못 치지 않는가.

김광현은 9일 불펜 피칭에서 가상 타자까지 세워놓고 피칭을 했지만 실전에 들어가면 별개다. 냉정하게 평하자면 김광현의 불펜 피칭은 무언가를 반성하고 시험하는 게 아니라 그냥 던지기만 하는 듯했다. 구종별로 인사이드 10구, 아웃사이드 10구, 이런 식으로 목적의식을 갖고 생각하면서 연습했다면 더 좋았을 수도 있다. 물론 한국 코치진이 (김광현을 되살릴) 방책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7일 한국은 콜드게임 패(2-14)를 당했는데 9일은 대등하게 풀어갔다. 7일 콜드게임은 한국과 일본야구의 실력차가 아니라 그날 선발의 차이였다는 증명이라고 할 수 있다. 단 한국은 7회까지 주루사가 5번 나왔다. 선발이 대등하다고 전제하면 한일의 승부는 실수에서 나온다. 여기서 실수란 수비 에러를 비롯해 주루, 투수 실투까지 아우르는 말이다. 이런 작은 실수가 크나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의 공격성은 좋게 평가하고 싶지만 상황과 상대에 맞출 줄 알았으면 좋겠다.

봉중근의 피칭은 무엇보다 박력이 있었다. 투구수를 의식해 공격적 컨트롤을 유지했다. 김광현이 곡선이라면 봉중근은 직선이었다. 점수를 매긴다면 봉중근이 두 배 이상 효율적이었다.

역시 한국은 기세의 팀이다. 이틀 전 콜드게임 패를 당했지만 8일 중국전을 콜드게임 승리한 것이 기세를 되살렸다. 어차피 두 팀 모두 미국에서 열리는 8강 라운드에 진출하지만 기세를 감안하면 한국의 승리가 더 절실했다. 한국의 1-0 승리는 투수력의 승리였다. 일본은 미국에 가서도 한국 좌완 공략이 과제로 남게 됐다.

도쿄 | 스포츠동아 일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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