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처럼…” 잔디트랙서 희망을 달렸어요

  • 입력 2009년 2월 24일 02시 58분


‘단거리 왕국’ 자메이카에서 훈련중인 한국 육상 단거리 대표팀이 23일 서인도대 훈련장에서 단체로 포즈를 취했다. 킹스턴=양종구  기자
‘단거리 왕국’ 자메이카에서 훈련중인 한국 육상 단거리 대표팀이 23일 서인도대 훈련장에서 단체로 포즈를 취했다. 킹스턴=양종구 기자
■ 한국 단거리 대표팀 ‘자메이카 유학훈련’ 한달

“자메이카에 도착했을 때 ‘이런 데서 어떻게 훈련을 하나’ 걱정했어요. 너무 더워 몸이 늘어졌고 잔디 트랙은 불편했죠. 하지만 육상 강국에서 훈련하면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육상 단거리 대표팀 선수들의 반응은 이랬다.

○ 무더위-열악한 시설 불평 ‘쏙’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단거리 왕국’ 자메이카로 ‘육상 유학’을 왔다.

‘단거리의 간판’ 임희남(광주시청)과 ‘여자 허들 1인자’ 이연경(안양시청) 등 17명의 대표팀은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 자메이카에서 ‘희망’을 찾았다. 30년간 깨지지 않았던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34·1979년 서말구)을 넘겠다는 의욕이 샘솟았다.

킹스턴의 메달리안홀 호텔과 킹스케이트타운하우스에서 묵고 있는 대표팀의 가장 큰 불편은 식사. 비싼 물가 때문에 아침은 빵과 콘플레이크, 점심과 저녁은 자메이카 현지식으로 때운다. 한국의 얼큰한 김치찌개가 그리울 지경이다.

대표팀은 서인도대 훈련장의 잔디 트랙을 달리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에 비해 열악한 시설이었다.

하지만 ‘트랙의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도 자메이카공대 상급자훈련소(HPTC)의 잔디 트랙을 뛰며 세계신기록을 세웠다는 얘기를 듣고는 불평을 할 수 없었다.

잔디 트랙은 자메이카 단거리의 힘이었다.

서말구 대표팀 감독은 “잔디는 표면이 불규칙해 발과 다리의 잔 근육을 키워준다. 또 지면이 부드러워 같은 훈련이라도 더 힘들게 느껴진다. 딱딱한 화학 트랙보다 부상 위험도 적다”고 평가했다.

○ 잔디 트랙 국내 도입 고려 필요

지난해 11월부터 HPTC에서 훈련 중인 한국 남자 허들의 간판 이정준(안양시청)은 “잔디트랙 훈련은 고되지만 제대로 된 트랙을 달리면 좋은 기록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임희남도 “처음에는 잔디 트랙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뛰면 뛸수록 다리에 힘이 생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단거리 유망주 여호수아(성결대)는 “적응을 하니 잔디가 스피드를 키우는 데 더 좋은 것 같다. 자메이카 선수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훈련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며 강인한 정신력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정호 대표팀 코치는 “잔디 트랙 훈련을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대표팀은 평일에는 훈련을 하고 매 주말에는 현지 육상대회에 출전해 실전감각을 쌓는다. 그들은 한국기록을 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었다.

킹스턴=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대표 몇명 가능성 보인다”

콜먼 자메이카공대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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