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걸어다니는 광고판’ 스포츠스타와 스폰서

  • 입력 2009년 2월 13일 16시 53분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 13일 동아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최근 여자 골프의 신지애 선수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5년 동안 최소 75억 원을 받는 후원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해 대회 상금만 40억 원을 넘게 받은 신지애가 올해 미국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1인 기업'으로 불릴 만 합니다.

(김현수 앵커) 스포츠 스타들이 큰 돈을 버는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 액수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스폰서 계약을 한 기업으로부터 받는 금액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스포츠레저부 이승건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신지애 선수의 경우 그런 큰 돈을 받는 대가로 뭘 해야 하죠?

(이승건) 신지애 선수가 하는 일은 간단합니다. 5년 동안 후원 기업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상의를 입고 우산을 들면 됩니다.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할 때도 모자를 벗으면 안 되구요. 물론 해당 기업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것도 계약 조건에 포함돼 있습니다. 대부분 골프 선수들은 골프채와 골프공 등 용품은 관련 업체와 따로 계약을 합니다.

(박앵커) 모자를 쓰고 옷을 입는 대가로 받는 금액치곤 지나치게 많지 않나요?

(이승건)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세계적인 스타들과 비교하면 신지애 선수가 그리 많이 받는 건 아닙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경우 나이키로부터 1년에 300억 원 이상을 받거든요. 우즈는 지난해 대회 상금으로 100억 원 정도를 받았지만 각종 스폰서 기업으로부터 받은 돈은 1000억 원을 넘습니다. '수줍은 왕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일본의 천재 골퍼 이시카와 료의 경우 지난해 1월 프로에 데뷔하면서 챙긴 계약금이 300억 원이나 됩니다. 이시카와의 모자에는 요넥스, 도요타자동차, 파나소닉, 전일본항공(ANA) 등 4개의 로고가 있습니다. 스폰서 금액은 보통 모자가 가장 비싸고 그 다음이 상의 가슴, 상의 소매 순서입니다. 국내 골프 선수 가운데서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경주 선수가 광고 출연을 포함한 스폰서십으로 100억 원 정도를 받습니다. 2007년 말 CJ와 후원 계약이 끝난 박세리 선수는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준다는 기업이 나서지 않자 지난해 내내 스폰서 없이 활동했습니다. 당연히 모자에는 아무런 로고가 없죠.

(김앵커) 골프는 개인 종목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단체 종목 선수들도 많이 받나요?

(이승건) 아무래도 골프 같은 개인 종목 선수들에 대한 후원 금액이 크긴 합니다. 기업과 별도로 계약을 하니까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KB국민은행과 현대자동차, 나이키 3곳에서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공식 후원 기업도 많지만 광고 모델로 내세워 후원하는 업체도 10개 가까이나 됩니다. 그야말로 '소녀 재벌'인 셈이죠. 야구나 축구, 농구 같은 경우는 주로 구단이 나서 기업과 계약을 합니다.

단체 종목 선수들도 후원 기업의 이름이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습니다. 모기업이나 계열사가 대부분이지만 프로농구 SK의 경우는 올 시즌부터 기업은행과 계약을 해 이 은행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습니다. 경기장에서는 전광판을 통해 광고 노출을 하고 있고요. SK는 지난해 광고 협찬으로 11억 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올해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광고 스폰서로부터 받는 금액이 18억 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프로농구 삼성은 2년 전부터 스포츠 용품 업체 아디다스와 계약해 유니폼 등 의류와 신발을 후원받고 있습니다. 구단은 그 대가로 경기 중에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기업 이름을 노출시키고 판촉 행사에 선수를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인기 구단의 경우 이름이 알려진 업체와 계약을 할 수 있지만 중소 업체와 계약을 하는 구단도 많습니다. 심한 경우 아예 용품 후원을 받지 못하는 팀도 있습니다. 스타와 무명 선수처럼 팀도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인터뷰) 정성술 차장/ 삼성 썬더스 농구단

"과거에는 구단에서 선택할 정도로 스폰서가 여럿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스폰서를 못 구해서 구단 비용으로 쓰는데가 좀 있습니다. 그런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 아디다스에서 삼성하고 하고 있는게 상당히 고무적이고 저희도 계속 발전해나갈 생각입니다."

(박앵커) 단체 종목 선수들은 구단에서 연봉을 받기 때문에 그렇겠죠?

(이승건) 네. 맞습니다. 신지애나 김연아 선수처럼 개인 종목의 경우는 만약 성적이 좋지 않으면 수입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통해 후원 기업을 찾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프로야구, 농구 같은 단체 종목 선수들은 연봉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 구단에서 개인 스폰서 계약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속 팀 자체가 스폰서인 셈이죠. 프로농구 SK의 간판스타 방성윤 선수의 경우 최근에 모기업 광고에도 출연하고 있는데요, 이런 경우 별도의 모델료를 받지만 그 금액이 개인 종목 스타들처럼 크지는 않습니다.

(박앵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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