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MLB PS 이슈&포커스] 빅볼 넘은 스몰볼…쉼없는 ‘탬파베이의 난’

  • 입력 2008년 10월 25일 08시 34분


파워군단 필리스 잔루11개 자멸…제이슨, 결정적 실책에 2점 헌납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가 홈구장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4-2로 눌러 1승1패를 마크했다. 탬파베이는 24일(한국시간) ‘빅게임’ 제임스 실즈의 5.2이닝 무실점 호투와 득점 기회에서 착실하게 점수를 뽑는 경제적인 야구로 승리를 거뒀다.

○휴식이 독약?

필리스는 챔피언결정전에서 LA 다저스를 5차전(16일)만에 눌러 6일을 쉰 뒤 월드시리즈에 들어갔다. 탬파베이는 7차전까지 가는 바람에 이틀 휴식을 취했다. 오랜 휴식은 투수에게는 유리하지만 타자에게는 경기감각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필리스가 1차전을 3-2로 이겼지만 전적으로 선발 콜 해멀스와 불펜의 힘이었다. 타선은 불발이었다.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필리스는 올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214개)을 기록한 파워군단이다. 그러나 1·2차전을 합쳐 필리스의 득점권 타율은 0.036(28타수 1안타)에 불과하다. 1차전에서 체이스 어틀리의 투런홈런이 터졌을 때 라이언 하워드가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고, 2차전에서는 하워드가 5타수 2루타로 타격감을 회복하자 어틀리가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해 두 중심타자가 엇박자를 보였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콜로라도는 8일 휴식 후 게임을 치러 보스턴에 4경기만에 졌다.

○ 가랑비에 옷 젖는다

레이스는 2차전에서 4득점했다. 이 가운데 적시타로 뽑은 점수는 2회 BJ 업튼의 3점째가 유일하다. 4차례 기회서 진루타와 ‘스몰볼’로 점수를 얻어 필리스와 대조를 이뤘다. 레이스는 1회 선두타자 이와무라 아키노리의 볼넷에 이어 업튼의 우전안타 때 우익수 제이슨 워스의 실책에 편승,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카를로스 페냐의 2루 땅볼, 에반 롱고리아의 유격수 땅볼로 간단히 2점을 선취했다. 4회에는 1사 2·3루서 제이슨 바틀렛이 ‘세이프티 스퀴즈번트’를 성공시켜 4점째를 추가했다. 조 매든 감독은 초구에 ‘자살(suicide) 스퀴트번트’를 지시했으나 실패하자, 세이프티 스퀴즈번트로 작전을 변경해 성공했다. 세이프티 스퀴즈번트는 3루 주자가 타구를 확인한 뒤 홈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 2차전의 엑스맨

필리스 우익수 워스는 강한 어깨를 지닌 수준급 외야수로 꼽힌다. 올 정규시즌에서 실책은 2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1회 무사 1루서 업튼의 우전안타 때 결정적 실책을 저질러 사실상 2점을 헌납한 꼴이 됐다. 1회 무사 1·2루였으면 득점과 연결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워스는 5회 1사 1·2루서 어틀리의 우익수 플라이 때 1루 귀루가 늦어 더블아웃을 당하며 필리스 공격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다음 타자는 2안타를 때리며 타격감을 회복한 홈런타자 하워드였다.

○ 오심도 게임의 일부분

포스트시즌 때는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6심제다. 판정의 정확을 기하기 위해서다. 2차전 구심은 메이저리그 11년 경력의 베테랑 커윈 댄리(47)였다. 그러나 댄리는 이날 2개의 애매한 콜로 레이스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첫번째는 2회 1사 1루서 로코 발델리 타석에서다. 6구째 체크스윙 동작에서 댄리는 오른손을 들며 스크라이크 아웃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더니 볼넷이라며 1루로 출루시켰다. 투수 브렛 마이어스는 가볍게 항의했으나 볼넷은 볼넷, 결국 3점째 빌미가 됐다.

두번째는 4-1로 쫓긴 9회초. 필리스는 카를로스 루이츠의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볼카운트 2-2에서 데이브 프라이스의 몸쪽 볼이 필리스 지미 롤린스의 유니폼을 스쳤다. 당연히 몸에 맞는 볼. 그러나 댄리는 몸에 맞지 않았다고 했고, 롤린스는 볼카운트 2-3서 유격수 플라이로 끝났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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