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챔스리그’ 암표 10배… 킥오프 2시간전부터 ‘인산인해’

  • 입력 2008년 10월 23일 08시 25분


전쟁과 평화, 이보다 좋은 표현이 있을까. 그들에겐 평범한 일상. 다만 좀 더 특별해졌을 뿐이었다.

하루 일과를 축구로 시작해 축구로 마치는 유럽인들에게 챔피언스리그는 당연한 권리였다. 바이에른 뮌헨과 피오렌티나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몰려든 양 팀 팬들로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UEFA는 공식 킥오프 시간(오후 8시45분·현지 기준) 보다 두 시간 일찍부터 관중들을 입장시키는 데, 5시부터 경기장 주변은 인산인해였다. 각자 응원하는 팀 유니폼을 갖춰 입고, 클럽 로고가 선명한 깃발을 흔들며 치열한 기 싸움을 전개했다.

멀쩡히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었으나, 보다 좋은 좌석에서 관전하려는 팬들은 암표를 거리낌 없이 구입하는 열정을 보였다. 골대 뒤 일반석 티켓 가격은 멤버십 지정석 기준으로 20유로(3만8000원), 비회원 60유로(11만원)이다. 하지만 암표상이 붙으면 100유로를 넘는 게 다반사. 경기 시작 10분전에는 무려 200유로까지 치솟는다. 챔스의 상징 별 모양 플래카드가 하프라인에서 흔들리고, 웅장한 국가가 울러 퍼진 뒤 경기가 시작되자 일렁이는 붉은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전쟁의 시작. 압도적인 숫자의 홈 팬들은 “뮌헨”을 외치며 뮌헨 선수들에게는 격려를, 상대에겐 야유를 퍼부었다. 50여 대의 버스를 타고 원정 온 보랏빛 유니폼의 피오렌티나 팬들은 본부석 2층에 자리 잡고 목청껏 “피렌체”를 외쳤으나, 결과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뮌헨은 압도적 우위를 점하며 전반 4분 클로제의 선취골, 25분 슈바인슈타이거의 추가골, 종료 직전 제 호베르투의 쐐기골로 3-0으로 이겼다. 그러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전쟁은 다시 축제 모드로 돌아섰다.

뮌헨(독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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