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경기장]태극전사, 더 큰 꿈★을 향하여

  • 입력 2008년 8월 13일 03시 03분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지금 실의에 빠졌다.

사상 첫 메달에 대한 ‘꿈★’을 안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남자 축구 D조에서 카메룬과 1-1로 비기고 이탈리아에 0-3으로 완패한 뒤 자력으로는 8강 진출이 어려워진 탓이다.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앞둘 때까지 만해도 자신감이 넘쳤던 선수들의 얼굴엔 침울함이 흘렀다. 너무 심각해져 분위기가 냉랭하기까지 했다.

홍명보 코치 등 선수단 관계자들은 이런 선수들의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홍 코치는 훈련 때나 휴식 때 가급적 선수들을 만나 힘을 불어 넣고 있다.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선수들 사이에 끼어들어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풀어주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가장 강조하는 게 “제발 고개 숙이고 다니지 말라”다. 식사 후에도 선수들이 곧바로 방으로 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계속 이탈리아전의 악몽을 생각하면 패배 의식에 젖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는 식사 후 30분이 넘게 서로 모여 앉아 대화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12일 훈련 땐 선수들의 표정이 다소 밝아졌다. 훈련 뒤에는 선수들이 센터서클에 빙 둘러 모여 선 가운데 박성화 감독, 홍 코치가 차례로 뭔가 이야기를 전한 뒤 선수들만 따로 남아 다시 결의를 다졌다. 다시 한번 해보자는 다짐이었다.

공격수 이근호(대구 FC)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가라앉은 분위기를 떨치고 부담 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올림픽 정신은 참가해 최선을 다하는 데 의의가 있다. 축구대표팀 태극 전사들은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가 주축이다.

이번에 겪은 고통을 더 도약할 수 있는 자양분으로 삼는 자세가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자가 진정한 승자가 아닐까.

상하이=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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