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마음 비우니 결과 좋았다”

  • 입력 2008년 3월 22일 03시 00분


‘피겨 여왕’ 김연아가 21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우아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시상식 직후 동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는 김연아. 예테보리=AFP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가 21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우아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시상식 직후 동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는 김연아. 예테보리=AFP 연합뉴스
어머니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21일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스웨덴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경기장.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어머니 박미희 씨는 김연아의 마지막 공식훈련이 끝나자 조용히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그는 “통증 상태를 매일 체크하는데 지금까지 상중하 중 ‘하’에 표시했는데 어제는 ‘중’에 표시했다”고 말했다. 말을 마치고 그는 아무 말 없이 창가로 가 눈물을 훔쳤다.

같은 날 프리스케이팅 경기서 17번째 선수로 나선 안도 미키(일본). 그는 왼쪽 다리 통증으로 진통제를 맞아 가며 출전했지만 연기 도중 눈물을 흘리며 경기를 포기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같은 ‘진통제 투혼’을 발휘한 김연아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현장에서 감돌았다. 22번째 선수로 나선 김연아는 그런 걱정은 기우라는 듯 빙판 위를 훨훨 날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5위(59.85점)를 기록했던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23.38점(기술점수 64.82점, 구성점수 58.56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총점 183.23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은 2년 연속 동메달.

경기 뒤 김연아는 “경기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쇼트프로그램 2위였던 아사다 마오(일본)는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시도하다 넘어지는 실수를 했지만 총점 185.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카롤리나 코스트네르(이탈리아·184.68점)가 은메달.

김연아는 23일 다른 입상자와 함께 갈라쇼에 참여한 뒤 24일 귀국한다.

한편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으로 나선 김나영(18·연수여고)은 총점 127.32점으로 19위를 기록했다.

예테보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영상취재: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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