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앞서는 서재응, 두자릿수 승리 불투명

  • 입력 2007년 3월 16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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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가이’ 서재응(30·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이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서재응은 16일(한국시간)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 막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3경기에 선발 등판한 서재응은 총 9이닝을 투구,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고 있다. ‘컨트롤의 마법사’라는 수식어에 어울리게 볼넷은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2007시즌 개막을 18일가량 앞두고 있는 서재응은 지난 몇 년 동안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년 6, 7월에 이르러야 투구페이스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것과 달리 이번 시즌은 초반부터 뛰어난 투구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걱정했던 예년과 달리 이미 선발 자리를 굳힌 여유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선발진 합류를 넘어 스캇 캐즈미르에 이어 2선발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재응은 이번 시즌 생애 첫 두자릿수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위닝샷인 체인지업, 90마일대로 올라선 패스트볼, 체인지업을 뒷받침하는 슬라이더와 커브, 좌타자를 상대로 가끔씩 구사하는 컷패스트볼, 그라운드볼을 유도할 수 있는 투심 패스트볼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구종을 던질 수 있는데다 빅 리그에서 여러 시즌을 보내며 충분한 경험까지 쌓아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재응이 두자릿수 승리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서재응의 소속팀 탬파베이는 전력이 리그 최하위권이어서 타선과 불펜투수들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 게다가 탬파베이는 최강으로 평가 받고 있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와 같은 지구에 편성되어 있다.

다른 팀들이 오프 시즌 동안 전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펼쳤지만, 탬파베이는 전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 영입이 없었다. 한 가지 기대할만한 것은 유망주들의 성장. 대부분의 포지션이 정상급 유망주들로 포진된 만큼 이들이 재능을 폭발시켜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 탬파베이의 현실이다.

지난 시즌 탬파베이는 61승 101패 승률 0.377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7시즌에는 60승을 거두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선발 마운드가 악화 됐으며, 불펜 역시 리드를 지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과 전력이라면 지난 시즌의 악몽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탬파베이에서 17경기(선발 16)에 등판했던 서재응은 여러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단 1승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탬파베이는 1승 13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시범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13연패를 기록중. 1패만 더하게 되면 워싱턴 내셔널스의 전신 몬트리올 엑스포스(1998)가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최다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서재응이 많은 승수를 쌓기 위해서는 최대한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적은 점수를 허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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