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각포위 뚫고…남자축구 우승길 중동 텃세 극심

  • 입력 200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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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텃세와 중동 바람.

20년 만의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축구가 극복해야 될 두 가지 과제다.

한국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열리는 이라크와의 4강전을 하루 앞둔 11일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갑자기 경기 장소가 바뀌었다는 통보를 들었다. 당초의 알사드 스타디움이 아닌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것.

사연은 이랬다. 한국-이라크전이 끝나고 1시간 후에 개최국 카타르와 이란의 준결승이 열리는데 연속 경기로 잔디 상태가 나빠진다는 이유에서였다. 홈 팀 카타르 선수들이 최상의 잔디 조건에서 뛸 수 있도록 배려한 것.

핌 베어벡 감독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가라파 스타디움은 결승 장소여서 이라크를 이길 경우 미리 현장 적응 훈련을 끝낼 수 있어 일석이조. 그러나 갑작스레 ‘방 빼라’고 하는 주최 측의 횡포가 달갑지 않은 건 사실이다.

아울러 한국은 4강 팀 중 유일한 비(非)중동 국가. 결승 티켓을 다툴 이라크는 전쟁과 종파 갈등으로 총성이 끊이지 않는 상황. 동정론에 따른 편파 판정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라크가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11일 수도 바그다드에선 시내로 몰려든 시민들이 총을 쏘며 환호하기도 했다. 카타르와 이란의 경기도 빅 카드로 꼽힌다. 축구 열기가 뜨거운 카타르는 홈에서 우승을 노린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은 들러리라도 된 듯하다. 한국의 승리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도하=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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