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육상단은 이봉주가 이달 25일 독일에서 열리는 제32회 베를린 마라톤에 출전한다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죽음의 클래식 코스’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2시간 15분 33초·14위) 후 첫 풀코스 출전. 1990년 전국체전 이후 생애 34번째 풀코스 도전이고 완주 도전은 33번째. 2001년 에드먼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딱 한 번 기권한 적이 있다.
이봉주는 지난해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후 스피드의 한계를 절실히 깨닫고 중장거리 트랙경기를 뛰면서 스피드 향상에 주력해 왔다. 일본관서실업단대회, 골든게임 등에 출전해 10년 만에 5000m 개인 최고 기록을 8초 이상 경신했고 1만 m 기록도 깨뜨려 트랙의 스피드 경쟁력을 기른 것. 이제 그동안 갈고닦은 스피드로 베를린에서 투혼을 불사르는 것만 남았다.
목표는 2000년 도쿄 마라톤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2시간 7분 20초) 경신. 다만 현재 몸 상태가 100% 수준은 아니어서 최소한의 목표는 2시간 8∼9분대로 세워놓고 있다.
오인환 삼성전자 마라톤 감독은 “베를린 마라톤은 세계에서 가장 평탄한 코스 중 하나이고 스피드 향상 훈련도 이 코스를 염두에 두고 했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주는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에서 부진해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 육상의 부활을 위해서라도 이번 레이스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5일부터 충남 보령에서 마무리 훈련을 한 뒤 16일 출국할 예정.
베를린 마라톤은 2003년 폴 터갓(케냐)이 2시간 4분 55초를 기록해 ‘마의 2시간 5분 벽’을 깨며 세계기록을 만들어낸 대회로 유명하다. 여자부에서도 2001년 대회에서 다카하시 나오코(일본)가 2시간 19분 46초로 당시 세계 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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