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페인 ‘멀티 플레이어’ 맞대결

  • 입력 2002년 6월 21일 18시 27분


태극전사 피로회복 러닝 - 대전AP연합 (위)'무적함대' 마무리 훈련 - 광주=특별취재팀
태극전사 피로회복 러닝 - 대전AP연합 (위)
'무적함대' 마무리 훈련 - 광주=특별취재팀
한국이 2002월드컵축구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공격 수비 가릴 것 없이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의 능력 때문.

코너에 몰린 후반 최진철을 제외한 나머지 수비수 모두를 공격수로 교체했지만 한국은 이탈리아의 송곳 공세에 밀리지 않았다.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 승패도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가 가를 전망이다.

한국은 발목 부상한 김남일, 코뼈 수술을 받은 김태영은 물론이고 주전 대부분이 크게 지쳐있는 상태. 자연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전술 운용도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낮에 치르는 승부가 자칫 연장전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극도의 체력전도 감수해야 한다.

스페인은 노쇠한 중앙 수비라인과 간판 골잡이 라울의 부상이 아킬레스건. 라울은 2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러닝을 포함해 순간 방향 바꾸기 및 패스, 슈팅을 연습해 출전이 확실해 보이지만 풀타임을 뛰기엔 아직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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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감독이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바꿔가며 어떤 역할이든 소화해내는 멀티 플레이어들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비밀 병기’는 유상철-박지성-송종국. 스페인은 플레이메이커 발레론과 이반 엘게라를 앞세워 맞불을 놓는다.

유상철은 이탈리아전 후반 홍명보 대신 중앙 수비수 역할을 완벽히 수행,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른쪽 날개 박지성 역시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해내며 중원을 종횡무진 휘젓고 다녔다. 히딩크 감독은 스페인전 직전 ‘스타 킬러’ 김남일의 투입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박지성을 그 자리에 세우는 한편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설기현 황선홍 안정환 라인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오른쪽 윙백 송종국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중앙수비수까지 모든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히딩크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스페인의 엘게라는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미드필더로 뛴다. 하지만 이번 대회 16강 아일랜드전에서는 나달 대신 중앙 수비수로 전격 출전했다. 주장 이에로의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깜짝 카드. 엘게라는 이날 10여차례 태클을 하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카마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플레이메이커 발레론도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 양 사이드까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팀이 위기에 몰릴 경우 카마초 감독이 또 다른 공격형 미드필더 멘디에타 카드를 부담없이 꺼내들 수 있는 것도 그가 있기 때문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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