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세계선수권]女장대높이뛰기 구름관중…"100m 저리가라"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50분


2001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고 인기종목은 ‘육상의 꽃’ 남녀 100m도,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도 아니었다. ‘모델’ 뺨치는 미녀선수들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날갯짓’하는 여자 장대높이뛰기가 바로 ‘꽃 중의 꽃’이었다.

7일 열린 결선경기는 스탠드를 메운 3만5000여 팬들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건강미의 스테이시 드래길라(미국)와 모델출신 타티아나 그리고리예바(호주) 등 미녀스타들이 대거 참가해 뛰는 모습은 그저 ‘맛보기’에 불과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드래길라와 스베틀라나 피오파노바(러시아) 단 둘이 벌인 금메달 싸움. 4m60에서 둘만 남은 뒤 번갈아 도전하는 하나하나의 시기에 팬들은 탄식과 환호로 애간장을 녹이며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 했다. 특히 4m75를 모두 넘은 뒤 4m82의 세계신기록을 놓고 대결할 땐 시도마다 스타디움이 떠나갈 듯한 박수와 탄성이 이어져 트랙에서 진행되던 남자 400m 결승경기의 출발이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시기 차로 간신히 금메달을 딴 드래길라는 피오파노바가 마지막 도전에서 실패하자 뛰어가 포옹하며 “오늘은 피오파노바가 최고였다. 내 평생 이렇게 힘든 경기는 처음”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4m45를 뛰어 넘어 이미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한 중국의 가오 슈잉도 팬들의 관심사. 가오 가 또다시 4m50을 뛰어넘자 우레와 같은 환호를 보냈고 4m60을 넘지 못하자 아쉬움의 탄성이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가오의 아시아기록을 비롯해 그리고리예바가 개인최고기록(4m55)을 세우는 등 동메달리스트 오니카 피렉(폴란드)을 제외하고 7위까지 선수들이 개인최고기록을 깨뜨린 것도 팬들을 사로잡는 데 한몫했다. 드래길라와 피오파노바의 기록도 대회신기록.

각국의 사진기자들도 여자장대높이뛰기 주변에 대거 몰려들어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였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지난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한 여자 장대높이뛰기. 미녀스타들의 드라마틱한 명승부에 힘입어 단 2회째만에 최고 인기종목으로 우뚝 서게 됐다.

<에드먼턴〓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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