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세계선수권]핀투세비치 '트랙위의 대반란'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43분


0.03초차로 자나 핀투세비치(우크라이나)가 ‘트랙퀸’ 매리언 존스(미국)를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하자 일순간 스타디움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미국 육상관계자들은 물론 스탠드를 가득 메운 팬들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전광판에 핀투세비치가 1위로 나오자 그때서야 팬들은 새로운 월드챔피언에게 환호를 보냈다.

핀투세비치 여자100m 우승 이변   모리스 그린 남자100m 우승

29세의 노장 스프린터 핀투세비치가 ‘단거리 강국’ 미국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구기며 새로운 ‘트랙 여왕’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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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캐나다 에드먼턴의 커먼웰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1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결승. 핀투세비치는 10초82의 개인 최고기록이자 올 시즌 세계최고기록을 세우며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존스(10초85)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5년 5위, 97년 은메달, 99년 동메달을 따는 등 ‘2인자’에 그쳤던 핀투세비치는 ‘4수’만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인에 이름을 올렸다.

1위를 확인하고 우승 세리머니로 운동장을 100m정도 돌다 트랙에 쓰러진 핀투세비치는 “내가 우승했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 모든 힘을 다했다. 지금은 기진맥진해 세리머니를 하지 못하겠다”며 스타디움을 빠져나갔다.

준결승에서도 10초94로 존스(10초95)를 앞섰던 핀투세비치는 반응시간 0.123초의 가장 빠른 스타트를 끊은 뒤 단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독주한 끝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존스의 출발 반응시간은 0.146초.

대회시작 전부터 3연패를 기정사실로 생각했던 존스는 97년 아테네대회부터 100m결승에서 이어왔던 42연승 행진에 종지부를 찍어야 했다.

미국의 93년 게일 디버스 우승부터 이어오던 이 종목 4연승 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존스는 “아주 실망스럽다. 레이스 도중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200m에선 좋은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세계기록(4m81) 보유자 스테이시 드래길라(미국)가 4m75를 뛰어 시기차에서 스베틀라나 피오파노바(러시아)를 간신히 누르고 2연패에 성공했다.

남자 세단뛰기에서는 세계기록(18m29) 보유자 조너선 에드워즈(영국)가 17m92로 95년 이후 6년 만에 챔피언에 복귀했다. 남자 400m에서는 아바드 몬쿠르(바하마)가 44초64로 우승했고 여자 창던지기에서는 오스레디스 멘넨데즈(쿠바)가 69m53으로 1위에 올랐다.

<에드먼턴〓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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