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헝가리 선수들의 ‘인간승리’

  • 입력 2000년 9월 25일 14시 57분


다르니 선수처럼 헝가리에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딴 영웅이 유난히 많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남자수구에서 금메달을 딴 헝가리에는 도저히 수영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선수가 끼여 있었다. 올리버 하라가 그 주인공이다.

올리버 하라는 2살 때 부다페스트 시내를 달리는 전차에 치여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 당연히 정상적인 스트로크는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유럽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15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라는 결국 수영에서도 가장 힘들다는 수구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인간승리’를 이룩했다.

역시 헝가리의 카로리 타카스 선수는 1929년부터 1938년까지 국가대표 사격선수였다. 그런데 1938년 군 작전에 참가했다가 수류탄이 폭발하는 바람에 오른손을 잃었다. 그는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왼손으로 총 쏘는 법을 다시 익혔다. 그리고 38살의 늦은 나이에 1948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자동권총에서 금메달을 쐈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웰터급에서 금메달을 딴 헝가리의 미크로스 질 바시 선수는 총상을 입은 몸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1946년 경찰관으로 근무할 때 동료의 오발로 다리에 관통상을 입었다. 그때의 총상으로 신경이 마비돼 얼마 동안 걷지도 못했다. 그러나 매일 다리에 큰돌을 매달고 운동을 계속했다. 질 바시는 결국 1948년 런던올림픽 그레코로만형 웰터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다이빙은 혼자서 물 속에 뛰어드는 스포츠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쉬운 운동 같다. 그러나 최소한 3m, 최대 10m에서 묘기를 보여가며 물 속에 뛰어들 때처럼 위험한 순간이 없다.

미국의 패트 맥코믹 선수는 1952년 헬싱키올림픽, 1956년 멜버른올림픽에서 여자 다이빙 2종목을 2연패했다. 그런데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에 의사의 신체검사 결과가 매스컴에 보도돼 화제를 모았다.

“머리 가죽이 15cm나 찢어졌다가 아물었고, 척추에 금이 가 있다. 갈비뼈 한 개가 부러졌다가 아물었고, 손가락 한마디가 골절됐다. 턱뼈가 느슨해졌고 윗니가 몇 개 쪼개졌다.”

이런 상처를 극복하고 2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4개의 금메달을 딴 맥코믹은 멜버른올림픽이 끝난 후 “이제 시합은 끝났다. 앞으로 내가 할 일은 가정에서 훌륭한 주부 노릇을 하는 것이다”라며 올림픽 무대에서 영원히 은퇴했다.

기영노/스포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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