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이정래 '대어 예감'

  • 입력 2000년 7월 11일 18시 20분


프로농구 LG세이커스 김태환 감독은 중앙대 사령탑 시절 8개 대회에서 7번 우승을 거뒀다. 유일하게 헹가래를 받지 못했던 대회는 지난해 9월 농구최강전. 중앙대는 결승에서 이정래(23)가 23점을 퍼부은 고려대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런 김감독이 요즘 자신의 전승 꿈을 깨뜨린 이정래만 보면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이정래는 지난해 12월 한국농구연맹(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LG에 뽑혔다. 당시 지명권을 행사한 이충희 전LG 감독은 행운을 잡았다며 기뻐했다. 당초 이정래는 다섯손가락 안으로 지명될 게 유력했으나 순위가 밀린 것. '슈터는 슈터를 알아본다' 고 이감독은 이정래의 탁월한 외곽슛 능력을 인정, 서슴지 않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올 5월 이충희감독의 뒤를 이어 김태환감독이 LG지휘봉을 잡은 뒤 이정래는 더욱 새롭게 달라졌다. 3점슈터의 한계를 벗어나 레이업, 2점슛 등 다양한 공격루트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대학 시절 이정래의 공격력은 기복이 심했다. 30점 이상을 터뜨리다가도 어떤 날은 5점 안에 묶이는 등 널뛰듯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집중견제를 받더라도 꾸준히 자기득점을 하고 있다는 것.슛동작도 밀어 던지는 폼에서 스냅을 이용해 짧게 끊어 슈팅하도록 교정하고 있다.

10일 끝난 KBL '에어컨 리그' 에서 이정래는 평균 21점을 기록, LG가 9전승으로 1위를 차지하는데 앞장 섰다. KBL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올해 처음 시작한 이번 리그에서 이정래는 가장 돋보이는 신인이라는 평가도 들었다.

이정래와 함께 에어컨 리그에서 SK 임재현, 삼성 이규섭, SBS 은희석 등이 대형 신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평균 17점의 포인트가드 임재현은 피딩과 공격력에서 합격점을 얻었으며 군입대한 황성인의 뒤를 이어 SK의 2연패 도전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이규섭도 슈퍼 루키 타이틀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 이름값을 해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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