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0]노쇠한 독일,루마니아에 힘겨운 무승부

  • 입력 2000년 6월 13일 04시 37분


'녹슨 전차군단'

2연패를 노리던 축구강국 독일이 졸전끝에 루마니아와 1대1 무승부를 기록,우승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12일(한국시간) 벨기에 리에리에서 열린 '유로2000' A조예선 첫 경기에 나선 독일은 세대교체에 실패한 '몰락한 왕조'의 한계를 드러내며 월드컵 3회우승국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40세를 바라보는 마테우스와 35세의 헤슬러,32세의 비어호프가 팀의 핵심을 이룰정도로 노쇠한 독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던 특유의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한채 루마니아의 파상공세에 끌려다니던 독일은 전반 5분만에 첫골을 허용했다.왼쪽 코너부근에서 하지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필리페스쿠의 센터링을 몰도반이 가볍게 차 넣어 선치골을 뽑아낸 것.

반격에 나선 독일은 전반 26분 미드필더 숄의 중거리 슛으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루마니아 오른쪽 코너까지 침투한 오른쪽 윙백 바벨이 수비수 2명을 제치고 패스한 볼이 링크를 거쳐 숄에게 연결되었고, 숄은 절묘한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루마니아의 골문을 갈라 동점골로 뽑아낸 것.

그러나 독일은 후반들어 체력이 급속히 떨어지며 선수들의 발놀림이 무뎌져 더 이상의 득점에는 실패했다. 비교적 쉬운 상대로 평가됐던 루마니아를 상대로 승점 1밖에 추가하지 못한 독일은 남은 포루투갈과 잉글랜드전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됐다.

반면 FIFA랭킹 11위의 루마니아는 '발카의 마라도나' 하지의 칼날같은 패스를 바탕으로 여러차례 독일 골문을 위협,무시못할 전력을 과시했다. 전후반 슈팅수 12-12에서 보듯 루마니아는 독일에 전혀 밀리지 않는 전력으로 이번대회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루마니아는 첫골을 뽑아낸 몰도반이 후반26분 골키퍼가 없는 골문을 향해 두번의 슛을 시도하는 절호의 찬스를잡았으나 마테우스의 선방과 어이없는 실축으로 기회를 놓쳐 이길수있는 기회를 날려보냈다.비록 강호 독일을 상대로 선전을 하긴 했지만 루마니아는 후반 28분 하지가 부상으로 교체되어 벤치로 나가자 급속히 조직력이 와해되는 문제점을 노출,이를 해결하는 것이 지상과제로 부상했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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