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보건의료 위기단계 ‘심각’ 격상…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3일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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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2.23/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2.23/뉴스1
22일 오전 8시 기준 보건의료 위기경보가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됐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 회의를 주재하고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고 공공의료기관 가동을 최대치로 올리겠다고 했다. 병원에서 중증 응급환자 최종 치료시에는 수가를 2배로 지급하고, 병원에서 임시 의료 인력을 추가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관계부처에는 의사 부재로 인한 의료 공백과 근거 없는 사실 유포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요청했다.

정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수 상위 100여개 병원에서 총 8900여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7800여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과 수업 거부도 이어지고 있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는 25일에 대규모 도심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집계된 신고는 총 189건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보건의료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관계부처와 17개 전국의 시도가 함께 범정부 총력 대응체계에 돌입한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8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 행동과 관련된 중대본 1차 회의를 주재하고 공공의료기관 가동 수준을 최대치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모든 공공의료기관의 진료시간을 가능한 최대로 연장하고 주말과 휴일 진료를 확대할 방침이다. 응급실의 24시간 운영체제도 지금처럼 유지한다. 중증·위급환자의 이송 전원을 컨트롤하는 광역응급상황실을 3월 초 4개 권역에 신규로 개소해 응급환자가 골든 타임 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 4개소는 현재 설치된 광역응급상황실에 추가되는 숫자다.

정부는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키는 간호사 등 관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병원에서 임시 의료 인력을 추가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중증·응급환자의 최종 치료시 수가를 2배로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 병원 운영의 탄력적 운영이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정부는 현재 중증·응급치료 등 병원에서 필요한 인력 수요를 파악해 공보의와 군의관을 지원한다.

이날 한 총리는 회의에서 보훈부, 고용부, 국방부, 지자체 등 소관 병원이 있는 기관에 “외부 의사나 시니어 의사 등 대체 의사를 임시 채용하는 등 의료 공백에 대응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적 지원도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문체부와 복지부 등에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정부의 의료 개혁 진위, 정책을 왜곡하는 근거 없는 정보와 가짜뉴스가 공유되고 있다며 “국민들이 의료 개혁 정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열심히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열린 마음으로 의료계와 대화할 것”


한 총리는 “병증이 가벼우신 국민께서는 정상 운영되는 가까운 병·의원을 이용해주시고, 지자체에서도 환자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안내하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어 한 총리는 “국민께서 일반 진료를 더 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정부는 이날부터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의료계에 “국민들께서 고통을 겪으시는 상황을 의료계도 절대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은 아직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신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같은 의료계의 집단 행동은 이런 기억에 상처를 남기고 의료인으로서 숭고한 사명을 망각하게 하는 행동”이라며 “불법 집단 행동은 존경받는 의사가 되겠다는 젊은 의사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디 잘못된 선택으로 지금까지 이뤄온 땀의 결과가 한 순간에 사라지지 않기를, 또 그런 위험 속으로 젊은 의사들을 떠밀지 않기 바란다”며 “더 늦기 전에 국민과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 정부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의료계와 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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