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서 내려오는 소리에도 ‘시끄럽다’ 문자로 항의[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1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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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서 내려오는 소리, 조그만 TV소리에도 ‘시끄럽다’며 항의하는 아래층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파트 빌라 같은 집단생활 하면서 일반적인 생활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생활소음’이 어느 정도 있기는 마련입니다. 문제는 이것도 못 참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항의하고 보복소음을 냅니다. 한편 층간소음은 상당부분 감정의 문제입니다.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해놓으면 자그만한 생활소음 정도는 넘어갈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소음방지 매트도 설치하고 아이들 주의 주는데도, 매번 ‘시끄럽다’

서울 양천구의 빌라로 이사 온 지 1년 되어가고 있습니다. 6층 건물의 빌라이고, 남편, 아이 둘과 5층에서 거주 중입니다.

이사 올 당시 집 하자가 심해서 계약이 차면 연장 없이 나가려고 마음은 먹었지만, 이사 온 순간부터 아랫집과 층간소음으로 부딪히니 내일이라도 당장 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더 살다간 큰일 나겠다 싶어서 미리 집을 구해놓고 현재 이사 준비 중입니다.

이사 오고 얼마 안 되어서 우리 집 아이들이 뛰는 바람에 아래층에서 부리나케 뛰어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죄송하다 사과하고 저의 불찰임을 인정했습니다.

그 뒤로 소음방지 매트도 시공하고 아이들에게도 끊임없이 주의를 시켰습니다. 그러나 아래층 불만은 그 날 이후로 끝이 없습니다.

‘소파에서 내려올 때 소음이 난다’ ‘화장실로 걸어갈 때 소음이 난다’ 등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불평을 제기하며 매번 집으로 찾아옵니다.

저희는 나름대로 충분히 주의를 하고 있고 눈에 띄게 쿵쿵 걷는 사람도 없었는데 자꾸 찾아오니, 어느새 저도 화가 좀 나서 찾아와도 문도 안 열어주고 문밖으로 “알겠다!” 하고 소리쳤습니다. 그렇게 지나가나 싶었는데 주말에 또 올라왔습니다. 참다못해 저도 문을 열고 “자꾸 왜 그러시냐”고 하니까 “해도 해도 너무한다” 면서 “우리 집 뛰는 소리 때문에 도통 잠을 못 잔다”고 하더군요. 그 때 저희 남편은 승진시험 때문에 서재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저희 둘째는 낮잠을 자고, 첫째는 저와 함께 TV 보고 있던 게 전부였습니다.

아이가 자고 남편도 예민한 시기라 TV소리도 최대한 볼륨을 작게 하고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참다못해 나와서 “생활 소음이 나도 이렇게까지 안할거다”면서 실랑이하다 겨우 진정하고 아래로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문자로 조용해달라고 연락을 하기 시작합니다. 한바탕 소란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많이 놀라, 그 이후로 아이들은 하교 후 할머니네 집에서 지내다 남편이 퇴근하며 집으로 데리고 오는 상황이라 집에는 저 혼자였고 전 당연히 뛰지 않았고 가만 주방에서 저녁 레시피 검색하기에 바빴습니다. 이런 상황을 이야기하고 소음의 발원은 우리 집이 아니라고 하니, 비웃기나 하듯 기분 나쁜 이모티콘을 보내더니, ‘주방에서 움직이는 것 좀 자제하세요. 그럼 아무 일 안 생기잖아요’ 라고 답변이 왔습니다.

이 때부터 아래층 사람들은 일부러 우릴 괴롭히는거다 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고, 무시해야겠다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문자도 차단했고, 그랬더니 날이 갈수록 더욱 괴롭히고 있습니다.

애들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나 싶으면 귀신같이 천장을 치고 하루는 아침 6시부터 계속 천장을 쳐서 우리 가족이 자다가 다 깬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활한 지 어언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괴로워서 하루빨리 이사하고 싶은 마음이고, 이 집 행태를 다 알려서 이 집이 정말 고통스러워 했으면 좋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층간소음에 대한 대응방법으로 윗집이든 아랫집이든 보복소음을 발생시키는 것은 자제를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랫집의 보복소음을 중단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이 좋습니다.

우선 발생한 소음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아랫집을 방문하여 정중하게 사과하는 일을 먼저 해야합니다. 이 때 무작정 내려가는 것보다는 방문목적과 방문 날짜를 메모지를 통해 아래층에 알린 후 방문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래층과 대화할 때는 가장 피해가 심한 장소를 물어보고 소음이 가장 심한 장소에는 매트를 설치한 다음 반드시 사진을 찍어 아랫집에도 알려주기 바랍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랫집에서 소음피해를 느낄 때는 언제든지(시간에 상관없이) 우리 집을집을 방문하셔도 된다고 아랫집에 알려주는 것입니다. 쉽지는 않지만, 최대2개월 정도만 이러한 방법은 활용하면 대개는 보복소음이 사라질 것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아주 예민한 사람들과 성격이 남달리 과격한 사람들도 살고 있으니 예외적인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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