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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수능 2등급도 의대 온다” 지방의대 고민…“학력 저하” vs “잘 가르치면 돼”

입력 2024-02-12 18:46업데이트 2024-02-1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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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2024.2.8 뉴스1(자료사진) 2024.2.8 뉴스1
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도 대학입시부터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늘려야 하는 지방 의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학들이 공고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지방 의대 26곳 중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60% 이상인 곳은 7곳뿐이다. 나머지 19개 대학은 많게는 3배 가까이로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늘려야 한다. 일부 대학에선 “지역인재전형을 급격하게 늘리면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신입생이 대거 들어와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수능 2등급도 의대 온다”

보건복지부는 늘어나는 의대 입학 정원 2000명을 비수도권 의대 중심으로 집중 배정하고, 그 대신 지역인재전형으로 신입생을 60% 이상 뽑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수도권 의대는 2023학년도부터 지역인재 선발 의무 비율이 법으로 정해졌다.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은 40% 이상 △강원권, 제주권은 20% 이상이다. 교육부는 당장 법 개정을 하는 대신 “정책 인센티브 수단 등을 활용해 지역인재전형 60% 이상 목표를 달성할 것”이란 입장이다.

아직 늘어난 정원이 배정되지 않았지만 정부 예고대로 ‘60% 이상’을 채우려면 올 5월까지 대입 전형계획을 수정 공고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 의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강원 지역 의대들은 고민이 크다.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낮은 의대는 가톨릭관동대(20.4%), 연세대 미래캠퍼스(24.7%), 한림대(27.6%), 강원대(30.6%) 등 강원 지역에 몰려 있다. 강원 지역 학령인구가 적고 수도권과 가까워 수도권 학생들이 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원 지역의 한 의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의대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등급이었는데 ‘지역인재 60%’ 기준을 맞추려면 2등급까지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의 또 다른 의대 관계자는 “강원 지역 의대 4개가 지역인재를 60% 이상 뽑으면 학업 능력이 부족한 학생도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 일부 대학 “잘 가르치면 된다”

지방 의대 26곳 중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60% 이상인 7곳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특히 부산 동아대(89.8%)와 부산대(80.0%), 광주 전남대(80%)의 경우 지역인재 비율이 80% 이상이다. 동아대와 부산대의 경우 수시는 지역인재전형으로만 100% 선발한다. 지역 학생을 많이 뽑아도 학업 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신입생의 학업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대학에서 잘 가르치면 된다’는 곳도 있다. 제주대 의대는 현재 법적인 의무 선발 기준은 20%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전 이미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50%까지 높여 적용하고 있다. 또 2029학년도 7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중 일부는 수능 성적을 아예 반영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만 선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대 관계자는 “육지로 인재가 너무 많이 유출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의대뿐 아니라 다른 단과대에서도 지역인재전형을 늘릴 계획”이라며 “입시 때 수능 점수를 보지 않아도 대학 교육에서 큰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늘려도 졸업한 의대생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면 지역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장학금과 전공의 수련비용 등을 지원하는 대신 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게 하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해법으로 들고나왔지만 이를 두고도 “지원받은 돈을 돌려주고 수도권으로 가겠다면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 정원 확대, 의료대란 현실로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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