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바우처 택시, 효자가 따로 없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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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운행 건수 3만4000건으로 증가
콜 대기시간 줄고 이용료 저렴
“버스 요금 수준으로 택시 이용
교통약자 이동권 개선에 힘쓸 것”

전남 고흥군은 노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 이동권 개선을 위해 바우처 택시 21대를 운영하고 있다.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군은 노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 이동권 개선을 위해 바우처 택시 21대를 운영하고 있다.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은 한반도 서남해에 돌출된 반도(半島)다. 면적 807.32㎢로 산, 평야가 고루 분포해 넓다. 고흥의 인구 6만1242명 가운데 44%가 65세 이상 노인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전체 인구의 11%가 장애인, 8%가 기초수급자다.

땅이 넓고 노인들이 많은 고흥에서 바우처 택시가 사회적 약자 이동권 개선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바우처 택시는 평소 일반택시 영업을 하다가 장애인, 임산부, 노약자 등 교통약자가 차량을 요청하면 일반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흥군은 휠체어 탑승 설비 등이 설치된 장애인 콜택시 이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차량 배차 지연 등 이용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2022년 8월부터 바우처 택시 13대를 운행했다. 올 9월에는 바우처 택시를 21대로 늘렸다.

고흥군은 바우처 택시 도입 이후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교통약자들이 장애인 콜택시만 이용해야 해서 정작 장애인 콜택시가 필요한 휠체어 이용자들의 대기시간이 늘어나 이동 수단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장애인 콜센터의 업무량도 가중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고흥군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장애인 콜택시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먼저 이용할 수 있게 배려했다.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는 장애인은 바우처 택시를 이용하게 하는 맞춤형 배차로 장애인들의 이동 어려움을 해소하고 장애인 콜센터 업무량을 감소시켰다.

고흥 바우처 택시는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이 이용하면서 운행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장애인 콜센터 이용 건수는 바우처 택시 도입 전인 2021년 6542건이었으나 도입 이후인 2022년 1만6775건, 올해는 현재까지 3만4000여 건으로 늘었다. 장애인 콜 대기시간은 바우처 택시 도입 전에는 40분에서 1시간이 걸렸지만 현재 20∼30분으로 단축됐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바우처 택시를 도입한 이후 노인 등의 이동이 편리해지는 등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바우처 택시를 더 확대해 교통약자 이동권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런 바우처 택시의 장점으로 인해 고흥을 비롯한 전남 22개 시군에서 바우처 택시 387대가 운영 중이다. 장애인 전용 콜택시 203대, 장애인 택시 16대가 운행하고 있다. 전남지역 바우처 택시 도입 후 장애인 콜센터 이용자가 크게 늘고 이용대기 시간은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 전남 바우처 택시 이용료는 기본요금 2km까지 500원, 추가 1km당 100원으로 버스요금 정도만 지불하면 된다. 다만 시군 여건에 따라 바우처 택시 이용료가 다르다. 김병호 전남도 도로교통과장은 “시군과 협력해 바우처 택시를 늘리고 운영사항을 점검해 교통약자가 편히 이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고흥#바우처 택시#교통약자 이동권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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