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망치’ 소음 항의해도 소용없으면… 지푸라기 잡는 심정의 자구책이라도[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5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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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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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서 울리는 발 쿵쿵 소리에 참다 못해 항의하면 ‘아파트에서 뭘 그걸 가지고 그러느냐’ 며 뭉개는 이들 있습니다. 또 ‘조심하겠다’고 해놓고 전혀 달라지지 않는 층간소음 유발자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관리소에 말해도 안되고 인터폰을 해도 안됩니다.

그래도 당장 이사 갈 수 없다면, 혹은 이사 갈 때까지만이라도 생활을 하기위해서는 소음 진동을 줄이는 자구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값싼비용으로 소음과 진동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석고보드 활용이 꼽힙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매일 지옥같은 날들을 보내다가 석고보드라도 바르니 견딜만
서울 서대문구 B아파트 13층에 입주한 신혼부부입니다. 부부와 초등학생 정도의 남자아이 2명이 살고 있었는데 중개업소에서 조용하다고 해서 별 생각없이 입주했습니다. 막상 이사를 들어가니 ‘이런게 말로만 듣던 층간소음이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주말이고 평일이고 가리지 않고 일주일에 보통 3~4일 정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쿵쿵대는 소리가 심했습니다. 생활소음은 말할 것도 없고 윗집 아이 뛰는 소음을 관리소장이 와서 듣고는 “천둥치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할 정도입니다. 집들이 온 손님들은십중팔구 “왜 이리 윗집이 심하게 뛰느냐? 생활이 되느냐?” 고 한마디씩 합니다. 대부분 참고 살다가 귀마개도 해보고 너무 심하면 인터폰으로 항의했습니다. 그래도 달라지는 게 없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윗집 아이들에게 하소연하니 막내아들이 “우리는 살살 걷는데 아빠가 세게 걸어서 그래요”라며 우리에게 되레 하소연을 했습니다. 도저히 스트레스 때문에 살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힘들면 외출을 하여 한참을 있다가 집에 갔고, 집에 들어가기 싫을 때가 많았습니다. 집에 들어와도 긴장 스트레스 연속이고 윗집과 자주 싸우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소음이 발생할 때마다 보복으로 천장을 쳤습니다. 그래서 알게 된 게 천장에 아무런 소음저감제가 없이 바로 시멘트이고 천장이 낮아 소음과 진동이 유달리 크게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파트 관리소장의 의견도 같았습니다.

매일 지옥과 같은 날들을 보내다가 층간소음 피해자 모임 카페를 방문해 한탄하고 자문을 구하고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연 중에는 아이 뛰는 소음 때문에 벽이 울려 고통을 받고 있는데 전문가 의견으로 석고보드로 저감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석고 보드가 효과가 있을까 처음에는 크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신랑을 설득하여 인근 인테리어 가게에서 구입해 직접 벽 전체를 석고보드 두 겹으로 붙였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지금은 어느 정도 살 만합니다. 층간소음의 고통이 얼마나 심한 지 몸소 느껴봤기 때문에 비슷한 사연들을 접하면 절로 동병상련의 마음이 듭니다. 벽이 울리는 정도의 피해를 받고 있는데 정 다른 방법이 없다면 이 방법을 한번 써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실전 팁’
층간소음 중 사람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은 이른바 ‘발망치’ 소음입니다. 어른이 집안에서쿵쿵 거리며 걷는 충격, 아이들 뛰는 충격입니다. 이로 인해 저주파가 발생하고 천장과 벽을 통해 인근 세대로 전달됩니다.

이 저주파는 먼저 소리 형태로 귀에 들리고 다음으로는 우리 몸의 근육과 신경을 자극하여 심한 피해를 주게 됩니다. 저주파를 완전하게 없애는 것은 아파트 혹은 빌라 건축 구조상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큰 공사를 통해 인테리어를 하면 되겠지만 소음발생원의 가구에서 스스로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큰 비용이 들면 안되겠지요. 이럴 때 석고보드 부착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업자를 부를 필요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집 전체에 석고보드를 붙일 필요없이 진동이 전달되는 벽 부분에만 흡음형 석고보드를 부착하면, 저주파의 실내 전달을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석고보드는 두께가 두꺼울수록 효과적이고, 벽에 밀착하는 것 보다는어느 정도의 공기 층을 두고 시공하면 저주파 차단에 더 효과적입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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