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기계 소리 윙윙~~ 윗집은 “왜 우리한테 따지느냐” 항의[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1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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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가 갈등을 부릅니다. 때로는 이 오해가 무지에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층간소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층도 옆집도 아닌 아파트 옥상 혹은 배관 시설이 문제인데 이웃에서 나는 소음으로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당연히 옆집은 “왜 우리 집에 와서 따지느냐”고 화를 내기 마련입니다. 층간소음 전문가가 아닌 경찰이 와도 모릅니다. 그러면 갈등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는 차분히 원인을 추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위층 이사온 뒤부터 윙윙~~ 기계 소리, 윗집은 ‘왜 우리한테 따지느냐’고 짜증
수원 S아파트에 10년째 살고 있는 50대 남성입니다. 작년 5월에 위층인 1504호에 4인 가족이 이사온 뒤부터 층간소음으로 인해 매일매일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전 사람들이 살 때는 이런 소음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주로 늦은 밤시간(때로 새벽까지) 미세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납니다. 몇 개월째 듣고 있으니 이제는 환청까지 들립니다. 이제는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줘서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아내와 다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몇 번이고 아파트 관리소에 민원을 제기하고 부탁을 하였지만 각자 해결하라고만 합니다.

참다 못해 작년에 처음으로 윗집에 올라갔습니다. 상황을 이야기하고 “세탁기 등 기계음 작동은 가급적 하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1504호에서도 “‘죄송하다. 우리도 조심하고 있다” 고 말해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이후로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번째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미세한 기계음이 들려 잠을 잘 수 없으니 최대한 늦은 밤과 새벽에는 가급적 기계 작동은 중단해달라”고 최대한 부드럽게 부탁했습니다. 아이 엄마도 “주의를 주겠다”고 해서 잘 해결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20분쯤 뒤에 갑자기 1504호 아이 아빠가 내려와 매우 화를 내며 “우리가 무슨 소리를 내느냐”며 “다른 집 소리를 듣는 거 아니냐. 10시면 다 잔다. 왜 우리에게 뭐라고 하느냐”고 큰 소리로 소란을 피웠습니다. 같이 내려온 아이 엄마도 좀 전과 다르게 울면서 “왜 나에게만 그러느냐”며 한바탕 소란을 피웠습니다.
요즘도 일주일에 1번 이상은 특히 새벽 1시부터 아침 6시 정도에 소리가 크게 납니다. 도통 잠을 못 자서 수면장애까지 생겼습니다. 경찰에 신고도 두 번이나 했지만 와도 달라지는 것은 없고 잠시 조용할 뿐 도무지 나아지지 않습니다. 저희가 신고해서 출동한 경찰이 위층에 찾아갔더니 본인들은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고 기계도 없을뿐더러 왜 자꾸 본인들을 의심하는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답니다. 다 아니라고만 하고 나 몰라라 하니 미칠 노릇입니다.

관리소도 “아파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관리소장은 다음 날 아침에 위층에 연락해서 사태 파악을 하겠다고 했는데, 들어보니 위층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고, 물건을 떨어트린 적이 없다고 했답니다.
몇 개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더 심한 기계 소음이 들리고 잠을 자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위층은 본인 집은 아니고 옆집이나 윗윗집, 아니면 아파트가 오래되어 배관에서 들리는 소음이라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답답해 미치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층간 소음은 원인규명이 명확하게 되지 않을 경우에 이웃간의 불화가 더 심해집니다. 몇 년 전에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에서는 밤만 되면 누군가가 층간소음 호소인의 집의 벽을 일주일에 4일 이상 때리고, 심지어 벽을 치면 상대방이 그에 대응하여 벽을 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은 생활하는 방에서 귀신 울음소리기 들려 잠을 자지 않으려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때 사례를 참조해 해결 방법을 권해보겠습니다.

고통을 호소하는 층간소음의 원인을 위층 거주자는 물론 관리소장도 모를 수 있습니다. 우선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공용 배관의 감압 밸브의 점검과 오래된 감압 밸브의 교체를 요청해 보십시요. 그리고 세대내 공급되는 급수 펌프의 수압을 허용치 내에서 최대한 감압하도록 요청하십시요. 자체적으로는 설비 전문가를 통해 부엌 싱크대의 급수 배관에 감압 밸브를 설치하고 외부에서 집안으로 연결되는 급수 배관의 압력을 최대한 줄여 보십시요. 위층이 이사온 시기와 급수배관 소음발생 시기가 우연히 겹칠 수도 있습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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