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도시 폭염일, 대도시보다 더 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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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2.2일 늘때 구미 2.7일 증가
대도시 인구 1990년대후 정체-하락
중소도시는 도시화 진행 영향 받아

대구가 ‘대프리카’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구의 연평균 폭염일수는 25.1일에 달할 정도로 전국서 가장 더운 도시다. 그런데 대구보다 인근 중소도시인 경북 구미의 연평균 기온이 더 크게 오르고 폭염 일수도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이 1973∼2020년 전국 16개 도시의 평균 기온과 폭염 일수를 추적한 결과다.

이 기간 동안 폭염 일수를 10년 단위로 나눠 비교해 보면 대구의 폭염 일수는 2.2일씩 늘었지만 구미는 2.7일씩 증가했다. 연평균 기온 역시 구미는 10년마다 0.48도씩 올라 0.36도씩 오른 대구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1973∼2020년을 전·후반으로 나눠 각각 24년씩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대구는 전반 23.6일에서 후반 26.6일로 사흘가량 증가한 반면에 구미는 전반 14.2일에서 후반 20.1일로 약 6일이나 증가했다.

● 중소도시, 대도시보다 폭염일수 증가세 가팔라

기상청과 국립기상과학원은 1973∼2020년 대도시(인구 100만 명 이상), 중소도시(인구 30만 명 이상), 비(非)도시(인구 10만 명 내외) 등 국내 16개 도시의 평균 기온과 폭염 일수에 ‘도시화’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그 결과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보다 충북 청주나 경북 구미 등 중소도시의 평균 기온이 크게 오르고, 폭염 일수가 빨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6개 도시에서 폭염 일수는 10년마다 1.4일씩 늘어나고, 연평균 기온은 0.37도씩 올랐다. 특히 중소도시의 폭염 일수는 10년마다 1.8일씩 늘어나 대도시(1.6일)보다도 증가세가 가팔랐다. 대구와 인근 중소도시 구미의 경우처럼, 충북 청주는 1.7일로 대전(1.1일)보다, 경북 포항은 1.1일로 울산(0.5일)보다 폭염 일수가 더 빠르게 증가했다.

폭염 일수뿐만 아니라 평균기온 상승 폭 역시 중소도시에서 더 높았다. 10년 단위 평균기온 상승 폭 역시 중소도시가 0.38도로 대도시(0.36도)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기상청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대도시는 1990년대 이후 도시화가 정체된 반면에 중소도시는 최근까지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기온 상승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 인구밀도 높아지는 ‘도시화 효과’ 때문

국내 도시들의 기온 상승에는 ‘도시화 효과’가 최대 49%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도시화는 특정 지역에 산업화, 공업화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몰리며 인구 밀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중소도시에서 ‘도시화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기상청은 “대도시에 사는 인구의 비율은 1990년대 전체 인구의 약 52%로 최고점을 찍었고 이후 현재까지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인 반면에 중소도시에 사는 인구 비율은 꾸준히 늘어 최근 3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양평, 충북 제천, 경남 통영 등 인구 10만 명 안팎의 비도시 14곳은 연평균 기온이 10년마다 0.23도 상승했고 폭염 일수는 10년마다 1.1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비교적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중소도시#폭염일#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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