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약대 교수 “후쿠시마 오염수 희석해 마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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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8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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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동떨어진 소모적 논란, 공포만 키워”
“방류농도 1ℓ 실효선량은 바나나 1개의 1/4"

도두어부회와 도두 어촌계 해녀들이 22일 오전 제주시 도두항을 출항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해상 시위를 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없는 자료 사진)2023.5.22/뉴스1
도두어부회와 도두 어촌계 해녀들이 22일 오전 제주시 도두항을 출항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해상 시위를 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없는 자료 사진)2023.5.22/뉴스1
박일영 충북대 약학대학 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며 “과학으로 판단할 사안을 주관적 느낌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7일 과학계에 따르면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인터넷 게시판에 박일영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나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는 글을 3일에 올렸다.

박 교수는 “자극적일 수밖에 없는 제목으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국민의 정서에도 국가의 경제에도 도움 되지 않는, 그렇다고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도 보이지 않는 이 소모적 논란이 방사선에 관한 과학과는 동떨어진 주관적 견해들에 의해 증폭돼 국민의 공포만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를 편들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염수를 처리한 뒤 삼중수소를 방류농도인 1ℓ당 1500베크렐(㏃)미만으로 희석한다면, 이 물 1ℓ를 마시더라도 내가 받는 실효 선량은 0.000027 mSv(밀리시버트)”라며 “이는 바나나 1개를 먹을 때 바나나에 포함된 칼륨-40 등에 의해 내가 받게 되는 실효선량 0.0001mSv의 약 4분의 1”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일본 정부의 발표대로 ALPS로 기타 핵종들을 제거한 처리수를 1500Bq/L가 되도록 약 487배의 상수에 희석한 물이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판단된다. 나는 한두 컵 주저 없이 마시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은 이미 그보다 높은 방사선량이 포함된 음식물을 매일 먹고 마시며 산다”며 “APLS로 흡착과 필터를 거쳐 기타 핵종들을 제거했다면 미세 고형물이나 부유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다만 박 교수는 본 정부와 도쿄 전력이 제반 시험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부터 충북대 약대에 재직하고 있다. 그는 충북대 약대 학장을 지냈으며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 분과학회장도 맡고 있다.

앞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성이 과장됐다며 후쿠시마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물을 마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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