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일찍 와도 외롭지 않아요”… 초등교 ‘늘봄교실’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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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반부터 돌봄 서비스 제공
골프-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2일 대전 중구 보성초에서 김시명 양, 돌봄 전담사 이은순 씨, 김설 양, 신소헌 양(왼쪽부터)이 도서실에 모여 책을 읽고 있다.
 3월 늘봄교실 시범학교로 선정된 보성초는 1, 2학년 수업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반 이른 7시 반부터 도서실을 개방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교육부 제공
2일 대전 중구 보성초에서 김시명 양, 돌봄 전담사 이은순 씨, 김설 양, 신소헌 양(왼쪽부터)이 도서실에 모여 책을 읽고 있다. 3월 늘봄교실 시범학교로 선정된 보성초는 1, 2학년 수업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반 이른 7시 반부터 도서실을 개방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교육부 제공
“예전에는 학교에 일찍 오면 혼자 교실에서 책을 읽었는데, 이제는 선생님이랑 같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2일 오전 8시 대전 중구 보성초. 수업 시작 시간인 9시보다 1시간가량 일찍 등교하는 신소헌 양(8)은 올해부터는 학교에 일찍 와도 외롭지 않다. 2층 도서실에 가면 항상 돌봄 전담사 이은순 씨가 맞아주기 때문이다.

보성초는 3월부터 늘봄교실 시범학교로 선정돼 아침 돌봄을 운영 중이다. 1, 2학년 수업 시작 시간인 9시보다 1시간 반 이른 7시 반부터 도서실을 개방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 학교는 전교생 298명 중 4명의 아이들이 부모의 맞벌이 등을 이유로 아침 돌봄을 신청했다. 오전 시간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 씨는 보육교사 자격증을 갖고 10년간 관련 업종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뒤,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실버돌봄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침 돌봄을 신청한 학생들이 2층 도서실에 도착하면 이 씨는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챙긴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 씨와 아이들은 함께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린다. 1학년 김설 양(7)은 “선생님이랑 색칠 놀이도 할 수 있고, 여기는 장난감도 많다”고 했다. 8시 50분이 되면 이 씨가 아이들을 각 교실까지 인솔한다.

아침 돌봄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들도 원하면 일찍 등교해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 이날도 고학년 학생 10여 명은 도서실에서 저마다 읽고 싶은 책을 들고 자유롭게 독서를 했다. 이 씨는 “맞벌이 부모가 믿고 아이를 맡기기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보성초와 함께 늘봄학교 시범학교로 선정된 대전 서구 원앙초는 골프, 방송댄스, 인공지능(AI) 코딩 등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날 원앙초 다목적실에서는 1, 2학년 학생 20여 명이 골프 스윙 연습을 했다. 어린이용 골프채, 골프공, 연습용 매트까지 장비를 두루 갖췄다. 이 학교는 전교생 308명 중 69.8%인 215명이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국 평균 45.1%를 웃돈다.

원앙초는 1학년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위해 정규 수업 이후 오후 3시까지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에듀케어(새봄교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놀이수학, 놀이한글 등을 교사 7명과 방과후 학교 강사 1명이 지도하는데 이 프로그램에는 19명이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높다. 1학년 자녀를 새봄교실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최현정 씨는 “학교 선생님들께서 한글과 수를 봐 줘서 아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인력 문제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진영 원앙초 교사(방과후학교부장)는 “강사 구하기가 어려워 1, 2학년 교사들이 새봄학교 수업을 추가로 담당하고 있다”며 “기간제교사 추가 배치, 방과후 강사진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용옥 대전시교육청 장학관은 “각 학교의 늘봄교실 운영을 돕는 늘봄지원센터에도 늘봄학교와 방과후 교실의 전반적인 지원을 담당할 인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늘본교실#돌봄 서비스#실버돌봄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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