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2명 중 1명 “아내가 남편에게 가한 폭력은 가정폭력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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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23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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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2명 중 1명은 ‘아내가 남편에게 가한 폭력’은 가정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3일 발간한 ‘가정 내 폭력 피해자의 통합적 지원 및 보호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만 19세 이상 시민 754명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가정폭력을 직·간접적으로 당하거나 가해 경험이 있는 500명과 가해·피해 경험이 없는 200명을 조사한 후 부족한 연령대를 추가로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정폭력은 법적으로 가족 구성원 간의 폭력을 말한다.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폭력, 아내가 남편에게 하는 폭력, 형제자매 간 폭력, 자녀 또는 부모에 대한 폭력, 동거하는 친인척 등에 의한 폭력이 가정폭력처벌법상 가정폭력에 해당한다.

하지만 복수의 답을 고를 수 있는 ‘가정폭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유형의 폭력이 떠오르는가?’라는 객관식 질문 응답률을 보면 응답자 0.7%만이 법적 정의에 부합하는 응답을 했다. 이 중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폭력’이 가정폭력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91.4%로 가장 많았다. 남성은 88.8%, 여성은 93.9%였다.

다른 유형의 폭력 피해에 대한 응답을 보면 ‘(조)부모가 (손)자녀에게 하는 폭력’이 가정폭력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그다음으로 높았지만 52.0%에 그쳤다. 아내가 남편에게 하는 폭력을 가정폭력 범주에 넣은 사람은 50.0%였다. 이 중 남성은 52.1%, 여성은 47.9%였다.

반면 ‘동거 중인 애인 사이에서의 폭력’은 현행법상 가정폭력에 해당하지 않지만 이를 가정폭력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41.0%였다. 이밖에 ‘(손)자녀가 (조)부모에게 하는 폭력’(37.0%), ‘직계존속 또는 친인척이 아닌 동거인 사이에서의 폭력’(26.5%) 순이었다.

가정폭력 지원기관의 대상에 대해 물어본 결과도 마찬가지로 ‘남편에게 폭력 피해를 당한 아내’가 가정폭력이라는 응답이 8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조)부모에게 폭력 피해를 당한 (손)자녀’ 71.6%, ‘아내에게 폭력 피해를 당한 남편’ 59.5%, ‘(손)자녀에게 폭력 피해를 당한 (조)부모’ 56.2%, ‘형제자매에게 폭력 피해를 당한 미성년자’ 55.3%, ‘동거 중 애인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피해자’ 45.4% 순으로 나타났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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