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동의 없이 폐 절제한 의사…항소심에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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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4일 0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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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동의 없이 수술 중 폐 일부를 떼어낸 의사가 금고형 집행유예를 받았던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1-2부(부장판사 김형작·장찬·맹현무)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흉부외과 전문의 A 씨(69)에게 금고형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폐엽 절제술에 대해 사전에 설명하지 않은 채로 동의 없이 수술한 사실이 인정돼 영구적 상해가 발생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A 씨와 피해자인 환자 B 씨 사이 민사소송이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확정돼 병원 측이 손해배상금 11억 원을 지급한 데다 A 씨가 치료를 위해 노력하다 범행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양형이 다소 무겁다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A 씨는 2016년 6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 B 씨의 오른쪽 폐의 이상을 확인하고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폐 오른쪽 상엽 부위를 일부 절제해 조직검사를 하기로 했다.

A 씨는 절제한 조직에서 염증 소견이 나오자 폐 염증으로 절제된 부위가 잘 봉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B 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우상엽 전체를 제거했다.

검찰은 A 씨가 최종 결과를 확인하거나 환자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은 채 폐엽절제술을 시행해 폐 우상엽의 영구상실이라는 상해를 입혔다며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2019년 10월 기소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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