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중증질환 택시기사, 사고 내고 기억못해…“그만 뒀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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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4일 14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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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질환을 가진 고령의 택시기사가 사고 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관리체계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KBC광주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광주 월산동에서 택시기사 A 씨가 길을 걷던 보행자를 들이받고 주차돼 있던 다른 차를 연이어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행자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정작 A 씨는 자신이 낸 사고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피해 보행자는 “(택시기사) 자신은 부딪친 적도 없고 블랙박스를 보여주고 나서야 이런 게 있었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셨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피해 차주는 “(택시기사가) 이 사고 자체를 생각 못 하시는 것 같았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자꾸 나한테 와서 따지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사고 블랙박스를 보여주자 그제서야 “이런 게 있었냐”고 인지 했다고 한다. A 씨에게서 혈중 알코올 농도나 마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A 씨는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70대 고령자였다. A 씨는 지난해와 지지난해에도 같은 증상을 보이며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있었다.

A 씨는 “(의사가) 머리(뇌)에서 피가 3~4곳이 원활하지 않다고 했다. 고혈압 약이랑 고지혈증 약 두 가지를 먹고 있어다. 경찰차 와서도 내가 사고 난 지를 전혀 몰랐다. 작년, 재작년에 사고 났을 때 그때 (운전을) 그만둬야 했는데 그 생각이 들더라”며 후회했다.

법인 택시와 달리 개인택시는 중증질환이나 고령에 대한 제한이 없고, 운전자 본인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택시기사 자격유지검사와 의료적성검사는 안전사고 발생을 근절하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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