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조국, 교수 지위 이용해 수년간 반복 범행…입시제도 신뢰 훼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3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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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녀 입시비리 및 감찰 무마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녀 입시비리 및 감찰 무마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피고인의) 자녀 입시비리 범행은 대학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수년 동안 반복 범행한 것으로 동기와 죄질이 불량하고, 입시제도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점에서 죄책도 무겁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적용된 입시비리 관련 6가지 혐의 중 5가지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4가지 혐의 모두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정 전 교수와 함께 아들(26)와 딸(32)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법학전문대학원(아들) 및 의학전문대학원(딸) 입시 때까지 각종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거나 위조한 뒤 교육기관에 제출했다고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아들 조 씨가 한영외고 재학 중이던 2013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허위로 받아 출석을 인정받은 것과 관련해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의 업무 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또 2016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 다니던 아들의 온라인 시험 문제를 대신 풀어준 혐의(업무방해)에도 유죄를 선고했다.

아들의 고려대, 연세대 대학원,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허위 증명서를 낸 혐의(업무방해 및 위계공무집행방해)도 유죄로 봤다. 다만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 당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명의로 된 인턴 활동 확인서를 위조한 혐의에 대해선 조 전 장관이 관여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부인인 정 전 교수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허위 인턴확인서를 써준 최 의원은 지난해 5월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조 전 장관 딸의 이른바 ‘7대 스펙’ 생성 과정에서도 조 전 장관이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딸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제출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장 명의 체험활동확인서, 동양대 총장 명의 최우수봉사상 표창장 등이 모두 위조 또는 허위라고 판단했다. 특히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와 부산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십 확인서의 경우 조 전 장관이 직접 위조했다고 봤다.

조 전 장관의 딸에게 장학금 명목으로 200만 원씩 3차례에 걸쳐 총 6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기소된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에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대통령민정수석이란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노 전 원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조 전 장관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만 유죄가 선고됐고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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