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범벅에 사체까지…불법 펫숍에 방치된 개·고양이 40여 마리 발견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2월 3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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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의 한 불법 펫숍에 개와 고양이 40여 마리가 버려진 채 발견됐다. 리버스 제공
3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의 한 불법 펫숍에 개와 고양이 40여 마리가 버려진 채 발견됐다. 리버스 제공
경기 광주의 한 불법 펫숍에서 버려진 개와 고양이 수십 마리가 발견됐다.

3일 동물보호단체 리버스(RE:BIRTH)에 따르면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의 한 불법 펫숍에 개와 고양이 40여 마리가 버려져 있었다.

동아닷컴 취재에 의하면 지역 경찰은 전날 관련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어 신고자가 리버스에 도움을 요청하며 지난 새벽부터 구조가 시작됐다. 현재까지 개 24마리, 고양이 20마리가 버려진 걸로 파악됐다. 해당 펫숍 주인은 잠적한 상태다.

리버스 관계자는 “현장에는 고양이 2마리와 개 1마리가 죽은 채 널브러져 있었다”며 “죽은 개는 뼈가 다 드러난 백골 상태로 다른 동물에게 먹힌 흔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아이들에게서 학대 정황이 보였고, 특히 영양 실조가 심각한 상태였다”고 했다.

동아닷컴이 확인한 사진 속 개와 고양이들이 있던 장소는 쓰레기와 대소변이 뒤섞여진 모습이었다.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사료나 물은 없었다. 리버스 등에 따르면 이곳은 전형적인 ‘신종펫숍(변종펫숍)’ 중 하나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는 명목으로 강아지 분양을 알선하는 것이다.

경기 광주 곤지암읍 버려진 불법 펫숍에 버려진 동물들. 유튜브 ‘동물구조단체 리버스 RE:BIRTH’ 갈무리
경기 광주 곤지암읍 버려진 불법 펫숍에 버려진 동물들. 유튜브 ‘동물구조단체 리버스 RE:BIRTH’ 갈무리

리버스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펫숍을 잘 분별해야 한다”며 “결국 파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런 신종 불법 펫숍이 늘어나는 것이다. 개나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 꼭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견 등은 키우기 힘들 것이라는 편견에 입양이 안 되거나, 파양이 많이 된다”며 “이번 구조 현장에 남은 10마리도 대형견에 속하는 친구들이다. 모두 정말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 편견을 가지지 말고 입양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리버스는 이날까지 계속 구조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관련 협력 단체를 통해 개 14마리, 고양이 20마리를 구조 완료한 상태다. 블랙 래브라도 리트리버, 비글, 차우차우 등 중·대형견 10마리만 구조 되지 못해 현제 관련 단체를 수배하는 중이다. 하지만 지자체 보호소 내에 수용 가능 공간이 부족하고 치료 비용 감당이 어려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바로 안락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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