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판 달아 적자 줄이자” 따릉이의 도전…기업들 외면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3일 0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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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을 누비는 공공자전거 따릉이에 광고판을 달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따릉이 광고 사용권자 선정 입찰 공고에 참여한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시는 같은 조건으로 지난달 28일 재공고를 낸 상태다. 재공고 입찰 마감 시한은 4일 오후 4시다.

시가 원가조사 전문업체에 용역을 맡겨 산출해 책정한 최저 입찰가는 연 6억4000만원 수준이다. 광고 기간이 2년인 것을 감안하면 기업이 내야할 총액은 약 13억원이다.

서울시가 따릉이 광고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적자가 버티고 있다.

따릉이는 회원수만 350만명이 넘어설 정도로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 서울시 대표 사업이다. 8월말 기준 올해 이용 건수는 2612만에 달한다. 전체 누적 이용 건수는 1억1000만을 훌쩍 넘었다.

시민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공원이 인접한 마곡나루역, 여의나루역, 뚝섬유원지역 근처 대여소에서는 따릉이 확보를 위한 이용자들의 눈치 싸움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퇴근 시간 지하철역 대여소 역시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긴 마찬가지다.

따릉이의 인기는 나날이 오르고 있지만, 반대로 수익성은 꾸준히 떨어지는 형국이다. 2019년 90억원이었던 운영수지 적자액은 2020년 99억원, 지난해 103억원으로 증가했다. 1시간 1000원(일일권 기준)이라는 이용요금은 도입 초기와 동일하지만, 사용 빈도 상승에 따른 관리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요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시의 이번 광고 유치 추진은 적자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구책에 가깝다.

하지만 최초 공고 유찰에서 알 수 있듯 서울시의 묘수는 아직 기업들의 움직임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가가 높고, 특정 제품이 아닌 기업 이미지 홍보로 광고가 제한된다는 것을 참여 저조의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선 재공고를 냈으니 추이를 지켜보겠다. (광고) 금액 등 여러 사안에 대한 재검토는 결과에 따라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적자 해소를 위한 빠른 방법 중 하나는 요금의 인상이다. 다만 시는 인상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유지비에 비해 이용료가 굉장히 낮은 것은 사실”이라는 이 관계자는 “따릉이는 수익성이 아닌 교통 복지 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 시민들의 의견과 편의가 중요하다. 향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순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이용료를 올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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