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내년 1월 재가동… 지역경제에 ‘봄바람’ 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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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폐쇄 후 군산 경제 ‘휘청’
5000명 일자리 잃고 상권 붕괴
중소형 선박 품질 고도화사업 연계
중소형·친환경 선박 기술시장 선도

올해 2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협약서를 들어 보였다. 군산조선소는 내년 1월 재가동에 들어간다. 군산시 제공
올해 2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협약서를 들어 보였다. 군산조선소는 내년 1월 재가동에 들어간다. 군산시 제공
주력 산업의 잇단 붕괴로 침체의 늪에 빠진 전북 군산 경제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다. 군산시는 내년 1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재가동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일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 경제는 2017년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고 이듬해 한국GM 군산공장마저 폐쇄되면서 휘청거렸다. 연간 1조 원 안팎의 선박을 수주해 전북 제조업의 12.3%를 차지한 군산조선소는 군산 수출의 20%가량을 담당했던 탓에 타격이 컸다. 50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폐업했고 5000명에 이르는 직장인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 여파로 가족 등 2만여 명이 생계 위기에 직면했다. 벼랑 끝에 선 근로자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면서 상권은 무너졌고 부동산 경기도 곤두박질쳤다.

한국GM 군산공장마저 이듬해 폐쇄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두 곳의 공장 폐쇄는 군산시의 인구 감소로 이어져 군산조선소 정상 가동 때 2조 원에 달했던 생산유발 효과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군산 경제의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냈지만 침체의 늪에 빠진 지역경제는 회복이 더디기만 했다. 절망에 빠진 군산시민들에게 올 2월 긴 가뭄 끝에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2017년 문을 닫았던 군산조선소가 내년 1월부터 재가동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공장 문을 닫은 지 4년 7개월 만이다.

군산시는 2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현대중공업, 전북도와 함께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군산조선소는 가동 첫해인 2023년 연간 10만 t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용 블록을 제작한다. 이를 위해 현재 전기와 가스를 연결하는 등 공장을 수리하고 있다. 협력사를 모집하고 직원을 배치하는 일도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인력 확보 상황에 따라 배정 물량을 늘리고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탱크를 제작하는 등 ‘완전하고 지속적인 가동’을 약속했다. 군산시는 조선소가 정상 가동되면 생산 및 고용 유발 효과로 인구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산시는 무너진 조선 산업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전북도와 함께 교육훈련생 600여 명을 모집한다. 군산조선소 협력사에 물류비를 지원하고 고용보조금, 복지후생, 노선버스 운영 등 혜택도 줄 예정이다. 시가 추진하는 중소형 선박 품질 고도화센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중소형·친환경 선박 기술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군산조선소#내년 1월 재가동#지역경제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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